사우디아라비아 국영회사 아람코의 아바이크 원유 생산시설. /사진=AFP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최대 IPO로 예상되는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1조6100억달러~1조7100억달러(약 1874조~1991조원)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목표로 했던 2조달러(2329조원)에는 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아람코는 사우디 리야드 주식시장(타다울)에 전체 회사 지분 1.5%인 30억주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공모가는 주당 30~32리알(9315~9936원)로 책정해 최대 960억리알(약 256억달러)을 벌어들일 계획이다. 당초 아람코는 타다울 증권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2곳에 지분 5% 매각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날 해외 거래소에 주식을 매각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그동안의 계획이 당분간 보류됐다고 전했다.
아람코 상장은 2016년 4월부터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해온 탈석유 경제개혁 '비전 2030'의 일환이다. 당시 그는 정부가 100% 보유한 아람코 주식의 5%를 국내외 증시에 단계적으로 상장해 조달한 자금으로 석유 의존 경제 구조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업가치 책정이 목표에 못 미친 데 이어 외국 기관 투자가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에너지 시장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이 한몫했다. 베네치아 침수, 캘리포니아 산불 등 최근 발생한 자연재해가 기후변화로 야기됐다는 시각이 커지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설을 통해 "폭풍이나 홍수는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높아진 해수면과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빈번해지고 극심해져 피해가 커졌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석유 등 화석연료에 대해 여론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전망했다.
통신은 "은행들이 아람코 IPO를 두고 해외투자가를 설득하는 데 실패하면서 사우디 중앙은행은 국내 투자자의 수요를 높이기 위해 신용한도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