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의 만남, 31회의 전화통화, 5번의 골프
아베 일본 총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 중 찍은 셀카를 트위터에 올렸다. "레이와 시대 첫 번째 국빈으로 맞이한 트럼프 대통령과 지바에서 골프 중입니다. 새로운 레이와 시대에도 미일 동맹은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적었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 페이스북) 2019.5.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베 총리의 구애에 트럼프 대통령도 적극 회답했다. 지난 5월 일본에서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가 사용된 이후 첫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박4일간의 방일 기간 중 아베 총리와 골프를 치고, 스모 경기를 관전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연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또 일본을 찾았다. 미국 정상이 한 달 사이 한 나라를 연속으로 국빈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서명한 무역협정을 들어보이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은 일본과의 방위비 협상에서도 양보 없이 거액의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에 요구한 연간 방위비 분담금은 현재보다 4배 많은 80억달러(약 9조3256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미일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오는 2021년 3월 종료되며, 새로운 협상은 내년에 시작된다. 현재 5만4000명의 미군이 일본에 주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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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러시아에도 손 내밀어
아베 총리는 중국, 러시아에도 먼저 손을 내밀며 관계개선에 힘쓰고 있다. 일본은 중국, 러시아와 각각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쿠릴열도를 놓고 영토 분쟁 중이지만 갈등보다는 협력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아베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했을 때 "내년 벚꽃 필 때 또 오시라"며 국빈방문을 요청했다. 시 주석은 취임이후 한 번도 일본을 국빈방문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 측 배가 센카쿠열도에 접근하는 횟수가 증가하는 등 영유권 분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아베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27번 넘게 만나며 러일 관계개선에 공을 들였다. 특히 2016년 푸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자신의 고향인 야마구치현 나가토시 온천으로 초대해 극진히 대접했지만, 정작 푸틴 대통령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아베 총리는 줄곧 푸틴에 쿠릴열도 남단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과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듯 쿠릴열도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했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눈에 띄는 외교적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아베 총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조건 없이 만나자"고 정상회담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과거사 반성과 적대 정책 철회 없는 회담은 있을 수 없다"며 거부했다.
한국에만 강경한 일본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기념촬영 전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국가 간 신뢰 손상'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했으며,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 목록(화이트리스트)에서도 빼버렸다.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한 반발로 박근혜 정부 시절 체결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카드를 꺼내 들면서 한·미·일 삼각동맹까지 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