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해체" 김세연 주장에 황교안 "디딤돌 되도록"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9.11.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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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술렁이는 한국당…고강도 혁신 요구에 보수대통합 영향 줄지 촉각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개혁 성향의 3선 중진인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부산 금정구)이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혁신 요구에 직면한 제1야당이 술렁인다.



김 의원이 당 해체와 현역 전부 불출마 등 극약 처방을 주문한 만큼 혁신 승부수로 보수 대통합을 띄운 한국당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김 의원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격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PK(부산울산경남) 3선으로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젊은 중진(1972년생)이다.



이달 들어 초선인 유민봉 의원(비례대표)과 기존 의사를 재확인한 김무성 의원(6선, 부산 중구영도구) 등의 불출마 선언이 있었지만 무게감이 다르다.

지도부 등과 사전 협의는 없었다. 한국당 지도부는 사실상 당을 없애고 새로 출발하자는 고강도 쇄신 요구까지 잇따르자 고심하는 모양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 선언은 우리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얘기한 부분은 잘 검토해서 우리 당 발전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김 의원의 정치인으로서 고뇌에 찬 결정은 존중한다"며 "하지만 당은 (어느 한 사람이 아닌) 다양한 주장과 의견을 듣고 고민해야 한다. 김 의원의 요구도 당이 깊이 생각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달 5일 김태흠 의원(재선, 충남 보령시서천군)이 중진 책임론 등을 언급하며 첫 공개 인적 쇄신 요구를 시작한 이래 한국당 내에서는 초재선을 중심으로 논의가 계속됐다. 당 해체 요구는 12일 청년 당협위원장들 6명이 공론화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기존 방식으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당 해체 등 김 의원의 요구는 과감하고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전면 물갈이를 한다고 하더라도 교체할 새로운 인재가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원은 "보수통합에 대한 그림을 염두에 두고 그걸 전제로 해서 말씀드린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향후 당내 파장에 따라 대통합 작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미 황 대표는 보수 대통합을 위해 "한국당 간판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내에 비슷한 생각을 나누고 있는 의원들도 있다"고 밝혔다. 추가로 불출마와 함께 당 해체 요구 등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세연 의원은 보수가 혁신한다 그럴 때 나름대로 역할 할 수 있는 분이었다고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논평을 내고 "김 의원의 총선 불출마 결단과 자성적 현실 진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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