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노란 조끼 1주년 시위가 열렸다. 한 시위 참가자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얼굴에 악당 캐릭터 '조커'를 합성한 그림을 치켜들고 있다. © AFP=뉴스1
1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노란 조끼' 1주년 시위에서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에서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주최 측은 전국에서 약 4만명이 모였다고 전했으나 내무부는 시위에 2만8600명 정도가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가장 규모가 컸던 작년 11월17일 시위에서는 28만2000여명이 참가했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8시까지 파리 전역에서 147명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129명이 구속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노란 조끼' 1주년 시위 현장 © AFP=뉴스1
파리 외 다른 도시에서는 시위 규모나 충돌 상황이 비교적 작았지만, 보르도와 툴루즈, 낭트와 리옹에서도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엘라베 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5%가 노란 조끼 시위를 지지하거나 동정심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다만 응답자 63%는 시위가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처음 노란 조끼 시위가 대규모로 진행되자 마크롱 대통령은 계획한 유류세 인상 조치를 철회하고 수십억유로 상당의 주정부 보조금을 지원하고 세금을 감면할 것을 약속했다. 시위대가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마크롱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이후 약 두달에 걸쳐 '대토론'이라는 공청회를 개최했다.
프랑스 '노란 조끼' 1주년 시위와 진압하는 경찰들 © AFP=뉴스1
이와 별개로 지난 14일에는 응급실 등에서 일하는 의료진 수백명이 파리 의료예산 삭감을 비난하며 시위를 벌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즉각 이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하며 개혁안 일부 사안에 대해 양보할 의사를 내비쳤다.
르몽드신문은 사설에서 "거리가 다시 한번 복수로 불타오르고 있다"며 "노란 조끼 운동은 공공 서비스 부족과 민주주의 절차에서 대표성을 획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일부 프랑스 국민들의 분노"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이 운동이 대체로 상징적일 뿐 실제 정치 지형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노란 조끼 운동이 거리에만 머물 뿐 주류 정치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WP는 "노란 조끼 후보자들은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형편없는 성적을 거두었다"며 "2020년 3월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노란 조끼' 투표 전망을 논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프랑스 '노란 조끼' 1주년 시위 현장 © AFP=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