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왼쪽)이 17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문대현 기자
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제6차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가 열리는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트 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약 40분간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방 얘기보다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들이 있으니 잘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정 장관은 고노 방위상이 "일본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계속 유지해 나가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지난 6월까지 우리 정부 입장은 (지소미아) 연장 쪽이었다"며 "그(7월) 이후 일본이 안보상의 신뢰를 훼손했기 때문에 그런(수출규제)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 우리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냉랭한 분위기는 회담 시작 전부터 감지됐다. 회담 시간 5분 전 정석환 국방정책실장 등과 회담장에 입장한 정 장관은 "양측에 긍정적 기류가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약 10분 뒤 모습을 드러낸 고노 방위상도 "지소미아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할 것이냐"라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답하지 않고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고노 외무상은 "취임 이후 처음 정 장관과 회담해 기쁘다"면서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는 등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아주 어려운 상황에 놓인 상황에서 일한, 일한미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모두 발언부터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고를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언급을 한 것이다.
고노 외무상은 "일한 사이에는 여러 과제들이 발생하며 양국 관계가 상당히 어려운데 앞으로 북한 정세 등 양국 간 교류협력을 제안한다"고 했다. 정 장관은 한일 양자회담 이후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회담에 대한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 이날 오후 1시35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함께 한 가운데 한미일 3자 국방장관 회담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