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방장관회담 '평행선'…지소미아 접점 못 찾았다(종합)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9.11.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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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정경두 "원론적 수준 얘기 나눠, 日 지소미아 유지 요구"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왼쪽)이 17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문대현 기자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왼쪽)이 17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문대현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7일 태국에서 가진 한일 국방장관 양자회담과 관련해 "원론적 수준의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제6차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가 열리는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트 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약 40분간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방 얘기보다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들이 있으니 잘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정 장관은 고노 방위상이 "일본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계속 유지해 나가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지난 6월까지 우리 정부 입장은 (지소미아) 연장 쪽이었다"며 "그(7월) 이후 일본이 안보상의 신뢰를 훼손했기 때문에 그런(수출규제)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 우리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의 회담 결과 설명을 종합하면 일본은 지소미아 종료(22일 자정)를 닷새 앞두고 열린 이번 만남에서도 수출규제 철회는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도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가 없으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할 수 없다는 우리 측 기본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냉랭한 분위기는 회담 시작 전부터 감지됐다. 회담 시간 5분 전 정석환 국방정책실장 등과 회담장에 입장한 정 장관은 "양측에 긍정적 기류가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약 10분 뒤 모습을 드러낸 고노 방위상도 "지소미아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할 것이냐"라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답하지 않고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굳은 표정으로 악수한 뒤 회담을 시작한 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고노 방위상에 대해 "(전임) 외무상으로 활약을 하며 우리 언론에 많이 알려져 있다. 굉장히 친근감이 있다"며 "일본은 한국과 가장 강한 우방으로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관계가 침체돼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번 기회를 통해 양국이 함께 협력해나갔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고노 외무상은 "취임 이후 처음 정 장관과 회담해 기쁘다"면서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는 등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아주 어려운 상황에 놓인 상황에서 일한, 일한미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모두 발언부터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재고를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언급을 한 것이다.

고노 외무상은 "일한 사이에는 여러 과제들이 발생하며 양국 관계가 상당히 어려운데 앞으로 북한 정세 등 양국 간 교류협력을 제안한다"고 했다. 정 장관은 한일 양자회담 이후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회담에 대한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이어 이날 오후 1시35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함께 한 가운데 한미일 3자 국방장관 회담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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