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안타까워"…다시 조국 언급한 유시민의 말말말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19.11.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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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 강의서 '검찰 수사, 정경심 교수 고소장, 언론 보도' 비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6일 한 강연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가 연 노무현시민학교에서 '언론의 역할과 시민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며 △검찰의 수사 행태 △정경심 동양대 교수 고소장 △언론 보도 행태 등에 대해 비판 의견을 냈다.

"우리는 항상 검찰과 법원에 감사해야 한다"…왜?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날 한 방청객이 '검찰이 두려운가'라고 질문하자, 유 이사장은 "(전 법무부 장관) 조국 사태를 통해 우리 모두는 언제든 구속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답했다.

유 이사장은 그러면서 "제가 이렇게 강연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은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검찰이 조국 가족을 털듯하면 안 걸릴 사람이 없을 것이어서 우리는 항상 검찰과 법원에 감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10년 동안 고시 공부하고 계속 검사 생활을 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무섭다"고도 말했다.


유 이사장은 검찰의 조 전 장관 가족 수사 과정을 개인 차량 블랙박스를 떼어가 수년간 법 위반 사례를 가려내 처벌하는 것에 비유했다. 그는 "서초동에 모인 분들은 본인이 당한 일이 아니고 법무부 장관을 할 일도 없을 것이어서 그런 처지에 갈 일도 없지만, 권력기관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졌을 것"이라며 "그런 생각을 가지면 모두 굉장히 억압받는다는 생각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경심 수사 '황새식 공소장'…"15번 쪼면 한번은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날 유 이사장은 조 전 장관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검찰 공소장을 '황새'에 비유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정 교수의 공소장을 분석해 다음주 알릴레오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유 이사장은 "(눈이 나쁜) 황새는 예전에 먹이가 많을 때는 그냥 찍으면 먹을 수 있었는데 환경 변화와 농약 사용 등으로 먹이가 줄어들어 사냥을 할 수 없게 됐다"며 "공소장에 기재된 15개 혐의가 모두 주식 또는 자녀 스펙 관련 내용이다. 15번을 쪼면 한번은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 것 같은데 이는 눈이 나쁘다는 뜻"이라고 검찰을 비난했다.

그는 "그래서 법무부 차관 한 분은 비디오에 나와도 못 알아보지 않느냐"며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조 전 장관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한 비판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할 말이 있어서 자기 발로 검찰에 갔을 텐데도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한다"며 "그 분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엔 시비를 걸지 않으면서 조 전 장관만 비판하는 것은 정파적 보도"라고 주장했다.

"검찰 비판하는 기사가 거의 없다"…"엉터리 기사"
 조국 전 장관 검찰 출석 예정일인 14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입구에서 취재진들이 비공개 소환 소식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조국 전 장관 검찰 출석 예정일인 14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입구에서 취재진들이 비공개 소환 소식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날 유 이사장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그는 "언론은 오보를 내면서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여론조사를 보면 언론의 역할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를 해야 한다는 응답이 50%가 넘어 압도적이지만 정치권력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재벌과 검찰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시민들이 언론보도를 믿지 않는 이유는 언론 자유 때문이 아니다"라며 "언론이 모든 분야에 대해 비판과 견제 해달라는 게 시민의 요구이지만 하지만 언론은 정치권력 특히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특정 언론사의 기사를 언급하며 왜곡보도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아일보의 '대중, 언론에 환상 요구…유시민에게 전화했더니'라는 기사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발언을 보도한 기사는 가짜라기보다 엉터리 기사"라며 "저와 관련된 한 단락이 나오는데 '덮을 수 있다더라'는 내용이다. 이런 뉴스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사례로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자가) 처음에 제대로 취재 안 한다. 그럼에도 유시민을 공격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기사를 쓴다"며 "복붙해서 쓰고 SNS와 유튜브에 나오면 종편에서 다루는 메커니즘"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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