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제철 노조 5개 지회 통합대의원대회에서 실시한 투표에서 노조는 임단협 교섭 중단을 결정하고 임원 선거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마찬가지다. 현 집행부 임기가 12월 말 끝나기 때문에 노조는 오는 27일 차기 집행부 선거를 치러야 한다. 다음 달엔 노조 대표격인 지회장 선거를 진행한다. 현 집행부는 임기 끝까지 교섭을 한다는 방침이지만, 선거 일정상 교섭 동력이 떨어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양사는 철강·조선 '빅3' 가운데 각각 유일하게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철강업계 '빅3' 중 동국제강은 일찌감치 임단협 타결을 봤다. 동국제강은 1994년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한 뒤 25년째 이 약속을 지키고 있다. 포스코도 지난 9월 임단협에 중지를 모았다. 조선업계 빅3 중에선 대우조선해양이 이달 초 삼성중공업에 이어 극적으로 임단협 타결을 봤다.
포스코와 동국제강,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이 연내 임단협 단추를 꿴 이유는 철강·조선업계를 할퀸 불황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시황 부진에 철광석 원자재 가격 압박까지 받고 있어 실적이 전반적으로 내리막길이다. 조선업계도 수주는 세계 1위지만, '빅3' 수주량 자체는 지난해만 못하다. 이 역시 글로벌 시황 부진 탓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조 입장에서 선거와 유리한 조건의 임단협도 중요하겠지만, 불황 앞에 조금씩 양보를 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합리적"이라며 "특히 현대제철은 4분기에도 당기순손실 적자 우려가 나온 만큼 노사 모두 양보를 하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