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전통주 기업 국순당, 상장폐지 위기 몰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11.1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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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누적 영업손실 40억원…4분기 만회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 올라

대표 전통주 기업 국순당, 상장폐지 위기 몰려


국내 대표 전통주 기업 국순당 (5,410원 ▲50 +0.93%)이 올해 3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이를 모면하기 위해서는 4분기 약 40억원의 영업손실을 한꺼번에 만회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국순당은 전 거래일보다 165원(5.33%) 내린 2930원으로 장을 마쳤다.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순당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사라졌던 국내 전통주 시장을 개척하고 ‘백세주 신화’를 일궈낸 기업이다. 고 배상면 국순당 창업주는 1991년 찹쌀로 만든 발효술인 ‘백세주’를 개발해 맥주와 소주로 양분된 시장에 전통주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백세주는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면서 국순당의 실적을 견인했다. 2003년 백세주 단일 품목의 매출만 1300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주류시장의 흐름이 도수가 낮은 술로 바뀌면서 백세주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여기에 소주와 맥주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2010년 막걸리 열풍이 불면서 백세주의 매출은 급감했다.



이 와중에 국순당은 2015년 ‘백수오 파동’으로 홍역을 치렀다. 백수오 대신 이엽우피소나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혼합해 쓴 업체들이 잇따라 발각됐는데, 국순당도 그중 하나였다. 이때부터 국순당은 영업손실을 내기 시작했다.

영업손실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한 국순당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관리종목은 상장법인이 갖춰야 할 최소 한도의 유동성을 갖추지 못했거나 영업실적 악화 등의 이유로 부실이 심화된 종목을 말한다.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할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코스닥 시장규정에 따르면 5년 연속 영업손실을 낸 기업은 상장폐지 대상이다.

국순당은 올해 1,2분기 별도기준 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국순당의 3분기 실적에 주목했다. 3분기 눈에 띄는 실적개선을 이뤄내면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반대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위험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국순당은 3분기에도 1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41억원에 달한다. 4분기 41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지 않으면 국순당은 내년 3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물론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고 모두 상장폐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국순당은 영업이익 적자에도 잉여현금흐름 흑자를 시현하며 별도 기준 부채비율을 10%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 90억원 가치의 투자부동산도 보유하고 있어 실질심사에서 유예기간을 부여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상장폐지 우려는 전보다 커진 만큼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거래정지가 되고 상장폐지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라며 "주가가 어디까지 하락할 지 알 수 없는 만큼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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