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제공=뉴스1
16일 통상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자국 화학소재 생산업체인 '스텔라케미파'가 요청한 대(對) 한국 액체 불화수소 수출 허가 건을 승인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식각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클리닝 공정에 사용되는 필수 소재다. 지난 7월 일본이 수출 규제한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대 품목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기체 불화수소에 비해 액화 불화수소가 반도체 공정에서 쓰이는 양이 훨씬 많다"며 "일부 국산화를 통해 수요를 충당하고 있었지만 다변화의 측면에서 일본의 수출 승인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스트를 통해 국산 불화수소로 대체한 부분은 극히 일부로 알고 있다"며 "기존에 쓰던 제품이 라인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동일한 품질을 내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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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허가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의 2차 양자협의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일본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수출 신청에 대한 심사과정이 원칙적으로 90일로 규정돼 있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라는 것이다.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가트) 11조 1항에는 WTO 회원국은 수출에 대해 금지 또는 수량제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스텔라케미파는 세계 고순도 불화수소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업체로,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가 시행된 3분기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 88%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로서는 자국 기업의 타격을 마냥 방관할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본이 3개 수출 규제 품목에 대한 수출을 모두 허가했으나,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일본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수출을 통제할 수 있어 광범위한 다변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