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서울신라호텔. /사진=호텔신라
호캉스(호텔+바캉스)가 여가문화로 자리잡는 등 한국도 글로벌 흐름에 맞춰 럭셔리 호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호텔 그 자체가 관광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는 데스티네이션 호텔의 개념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5~2025년 국내 럭셔리 관광 성장률은 6.2%로 세계 관광시장 성장률(4.8%)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신라호텔의 한식 레스토랑 '라연'. 지난 14일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에서 3스타를 획득했다. /사진=호텔신라
식음업장도 독보적이다. 호텔 레스토랑 라연이 지난 14일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0'에서 4년 연속 최고 등급인 '3스타'를 유지, 국내 호텔 중 유일한 '별 세개짜리' 식당을 보유하게 됐다. 미쉐린 등재 레스토랑은 이름값 좀 한다는 호텔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요소인데, 특히 라연이 한식당이라는 점에서 '한국적인 경험'을 원하는 글로벌 투숙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적도 상승세다. 지난 2분기 객실 점유율(OCC)이 83%를 기록하더니 3분기에는 86%를 찍었다. 각각 67%, 78%에 불과했던 2017년 2분기와 3분기와 비교해 대폭 성장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특급호텔 평균 OCC가 80%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성과다.
이부진 숙원사업 한옥호텔, '화룡점정' 찍을까하지만 한국식 데스티네이션 호텔을 위한 가장 큰 성과는 이부진 사장의 숙원이었던 '한옥호텔' 건립을 확정지은 것이다. 최근 호텔신라는 2010년부터 추진해온 서울 장충동 전통 한옥호텔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조만간 건축허가를 받고 내년 초부터 착공에 나선다. 서울 시내 1호 한옥 호텔이다. 이부진 사장은 한옥호텔 건립을 위해 서울시에 호텔 정문 일대 부지 4000㎡를 기부채납하고 40년 역사의 정문까지 옮긴다는 초강수를 뒀다.
내년 초 착공 예정인 호텔신라의 한옥호텔 투시도. /사진=호텔신라
남은 과제는 이름값이다. 신라호텔이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인 것은 맞지만 해외 호텔 시장에선 다른 글로벌 호텔체인에 비해 유명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호텔신라는 '신라' 이름을 걸고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내년 초 베트남 다낭에 '신라 모노그램' 브랜드를 론칭하고 추후 글로벌 기업이 모인 미국 실리콘밸리에도 신라 이름을 단 호텔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40여 년에 걸친 신라호텔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호텔 브랜드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