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DLF 대책, 바다 아닌 실내수영부터 하라는 것"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19.11.1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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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DLF 대책 금융권 간담회..."금융사, 철저한 자기성찰 통해 달라져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융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융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5일 DLF(파생결합펀드) 대책으로 은행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사모판매를 금지한 것에 대해 "우선 실내에서 수영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융회사들의 철저한 자기성찰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간담회에서) 은행권은 고난도 상품 판매를 금지한 부분에 대해 은행이 위축될 수 있고 위축되면 발전이 더뎌지는 게 아니냐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부는 전날 발표한 DLF 종합 대책을 통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개념을 도입하고 은행이 이런 상품을 사모로 판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고난도 금융상품은 이번 DLF처럼 파생상품이 포함돼 이해하기 어려우면서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의미한다. 또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을 기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사모펀드 규제를 일부 강화했다.

은 위원장은 "(은행권의 지적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실제로 창구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고난도 상품 등 어려운 상품까지 파는 것은 수영을 할 때 처음부터 바다에 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영을 하면 처음엔 실내수영장을 가고 이후에 바다를 가야 하는데, 이번 사태는 처음부터 바다를 간 것"이라면서 "이번 대책으로 우리는 실내수영장부터 먼저 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또 "이번 사태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통과에 힘을 실어준 것 같다"며 "국회의원들이 금소법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연내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 위원장은 간담회 모두 발언을 통해 금융권의 철저한 자기성찰을 촉구했다. 그는 "DLF 사태를 계기로 금융회사들이 철저한 자기성찰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DLF 사태를 금융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DLF 대책에 대해 소비자선택권 제한, 사모펀드 시장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하는 만큼 참석자들에게 지혜를 모아 소비자와 시장을 만족시키도록 함께 노력해 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은행연합회장, 금융투자협회 전무, 생손보협회 전무, 금융연구원장, 자본시장연구원장, 금융투자자보호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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