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고씨는 김씨의 차량에 대한 배상책임이 없다. 흔히 추돌한 차가 100% 과실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경우에 따라 달라진다. 고씨 차량이 스포츠카에 의해 충격이 가해졌고, 그 충격에 따라 차가 밀려서 김씨의 차량을 들이받았다면 고씨에게는 배상책임이 없다. 만약 고씨가 '연령한정 특약'을 위반한 상황이라 해도 과실이 전혀 없는 피해자이기 때문에 김씨 차량에 대한 배상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경우 피해자인 김씨와 고씨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제도를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바로 자동차손해배상 정부보장 사업을 이용하는 것이다. 뺑소니나 무보험차 사고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피해자가 어디서도 보상받지 못할 경우 정부에서 보상하는 사회제도다.
신청 기한은 손해 발생일로부터 3년 이내이며, 신청 시 교통사고 사실확인원(경찰서 발급), 진단서 및 치료비 영수증((치료병원 발급), 보장사업청구서 위임장(보험사 접수시 작성)을 제출하면 된다.
만약 경찰에서 100% 가해자인 스포츠카 운전자를 잡았다면 해당 운전자의 자동차보험에서 대인·대물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이미 고씨와 김씨가 정부보장 사업으로 대인 보상을 받은 경우라면 정부보장사업 담당자가 스포츠카 운전자의 보험사로 구상을 청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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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사고 판단 기준은 구호 조치를 했는지와 연락처 교환 여부에 달려 있다. 뺑소니란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으로 교통사고를 낸 후 피해자에 대해 응급 후송 등의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고 도주해 피해자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재산 상 피해를 입힌 행위를 말한다. 뺑소니의 성립요건은 사람이 죽거나 다쳐야 하고, 가해자가 사고 사실을 알 수 있어야 한다.
뺑소니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고 후 피해자를 구호 조치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을 때 △사고 후 현장을 이탈했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사고 후 범죄를 은닉·은폐를 위해 도주했을 때 △사고 후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다 줬지만 신원을 밝히지 않고 가버렸을 때 △사고 차량을 현장에 두고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을 때 △현장 출동 경찰관에게 동승자가 사고를 낸 것처럼 위장하고 가버렸을 때 등이 있다.
즉, 뺑소니의 판단 기준은 구호 조치와 연락처 교환 여부에 달려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간혹 피해자가 안 다쳤으니 가라고 해서 갔더라도 뺑소니가 될 수 있다.
피해자가 당장 병원에 가야 할 정도가 아닌 가벼운 사고라면 피해자에게 명함이나 연락처 등을 알려줘야 한다. 이때 이름이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피해자에게 알려줬을 때도 뺑소니가 될 수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가벼운 사고로 괜찮다고 그냥 자리를 떠나는 피해자들이 종종 있는데 반드시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줘야 한다"며 "만약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와 헤어졌다면 관할 경찰서에 피해자 불상으로 신고하고 확인서를 받아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