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현지시간)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폐쇄회로(CC)TV를 떼어내 부수고 있다/사진=AFP
‘얼굴을 숨길 권리’에 대한 논쟁이 커지면서 페이스페인팅이 대안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안면인식 알고리즘은 사람 얼굴에서 이마와 광대뼈, 턱 등 빛을 받으면 그림자가 지는 부분의 고유 패턴을 잡아내고 인식할 수 있다. 독일 베를린의 변장술업체 CV대즐(Dazzle)은 바로 이 알고리즘에서 아이디어를 고안했다.
감시 카메라의 안면 인식을 피하기 위한 페이스페인팅/사진=CV대즐(Dazzle) 홈페이지
지난 9월 세르비아에서 ’빅브라더‘ 감시카메라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을 때,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하비가 고안한 방식을 활용해 얼굴에 그림을 그렸다. 세르비아 정부는 중국 화웨이가 만든 안면인식 CCTV 800~1000대를 사들여 수도 베오그라드 전역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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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에 얼굴에 희고 검은 페인트로 그림을 그린 채로 참여한 사람들이 등장했다. SCMP에 따르면 이들은 감시 카메라에 얼굴이 인식되는 걸 피하려는 목적으로 페이스페인팅을 했다. 이는 칠레와 레바논 등 최근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곳에서 활용되는 ’조커‘ 페이스페인팅과는 목적과 방식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조커 분장은 영화 <조커>에서 착안해 정부에 대한 불만을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안면인식 CCTV는 범죄자를 잡는 데 효율적이며, IT 기술과 접목해 일상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여러 국가에 도입되고 있다. 정부의 CCTV 설치를 반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홍콩 정부의 ’복면금지법‘에 미뤄볼 때 정보·수사기관의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에 악용될 여지도 충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