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 관계자는 "'8 to 5'는 현장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포항과 광양의 제철소는 출퇴근이 서울처럼 오래 걸리지 않아 원래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침 일찍부터 일하고 퇴근 시간도 앞당겨 워라밸을 확대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단 '4조 2교대'로 근무하는 포항·광양 제철소 교대근무자들은 예외다. 포스코는 쇳물을 뽑아내는 고로 제조 현장을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임직원 1만7500여명의 절반 정도(6500여명)가 제철소 현장에서 교대근무를 한다. 제철소는 용광로부터 제선, 제강, 압연, 부두 출하까지 전 공정이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간다.
포스코는 2010년 공장 교대근무자들의 근무형태를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바꿨다. 4조2교대는 4개 근무조 중 2개 조가 휴일과 관계없이 하루에 12시간씩 4일 일한 뒤 4일 쉬는 형태였다가, 2015년부터 12시간씩 2일 일하고 2일 쉬는 형태로 바꿨다. 이때 연간 휴무일이 과거 103일에서 190일 정도로 늘어났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 사진제공=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기업시민'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우면서 직원의 '행복'과 '일과 삶의 균형'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최태원 SK 회장이 사회적 가치, 더블바텀라인(DBL,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조화)를 내세우면서 직원과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회사 정관(SKMS)에도 반영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최정우 회장은 올해 8월 27일 제철소 현장을 방문해 "공정한 제도와 복지를 실현해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며 "명문가 포스코의 일원으로서 기업시민의 경영이념을 실천해 나가자"고 말했다.
앞서 7월 25일 기업시민헌장에도 "신뢰와 창의의 조직문화로 임직원들이 행복하고 보람있는 회사를 만든다. 다양성을 포용하고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행복한 일터를 구현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제철소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퇴근 후 바리스타 자격증 공부를 하는 등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출퇴근 버스 시간 조정, 오후 5시에 맞춰 어린이집 운영 시간 조정 등이 뒤따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 협력사들은 일감에 따라 '8 to 5' 근무제에 못맞출 수도 있다. 설비 공사, 제철소 설비 유지보수 등은 마감시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내년부터여서, 300인 미만 중소 협력사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유예 등을 요구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