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증시 뜬다"…증권가 낙관론 왜 나오나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9.11.1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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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500선까지 여력…환율·금리·통화정책 우호적…신중론도 나오지만 쏠림에 묻히는 분위기

"내년 증시 뜬다"…증권가 낙관론 왜 나오나


내년 증시와 관련해 증권사들이 일제히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2년간 진행돼온 침체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바닥을 다지고 내년부터 재반등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분위기가 한쪽으로 몰리다 보니 신중론을 견지하던 증권사도 태도를 바꾸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지수 고점을 대체로 2400~2500 구간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지수 대비 20% 안팎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인데 실적회복과 풍부해진 유동성, 미·중 갈등완화 등이 주된 논리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내년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만으로도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며 코스피지수 밴드를 2000~2500으로 예상했다. 올해 코스피 지수는 2100선을 중심으로 등락했는데, 내년은 올해보다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20% 가량 늘어날 수 있고, 이에 따라 주가 레벨업이 자연스레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증시국면이 2016년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피 상장사 이익규모는 2015년 79조원에서 2016년 95조원으로 20% 성장했다"며 "2020년 코스피 순이익 증가율은 26%로 추정되는데 지난 2년간의 약세장 탈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더욱 좋고 경기 사이클 회복과 주도업종의 회복이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이 팀장의 판단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내년 코스피 구간을 2000~2450으로 제시했는데 메리츠종금증권과 마찬가지로 기업들의 실적회복에 기저효과까지 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020년 상반기까지 원화와 위안화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기회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코스피 기대수익률 15%와 상고하저의 기조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내년은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시나리오로 흐를 가능성이 60%에 달하며 미중 무역갈등 해소와 세계적으로 풍부해진 유동성 환경이 반등에 힘을 더할 것이라고 조 센터장은 덧붙였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시중 유동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거 미국이 국채매입 등으로 시중에 자금을 풀 때 달러 약세가 진행됐고 이 시기에는 한국증시도 강세를 보인 바 있다"며 "2016년 하반기에서 2018년 초까지 강세를 보였던 것도 달러 약세 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이 주택담보증권 매입과 국채매입을 동시에 진행하며 금리 인하까지 진행하는 과정에서 10% 내외의 달러 약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2년간 달러 약세와 코스피지수 상관계수는 0.8에 달할 정도로 높다고 곽 팀장은 설명했다.

SK증권도 내년 국내 증시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코스피밴드를 1950~2400으로 제시했다. 이 밖에 △흥국증권 1900~2500 △IBK투자증권 1960~2380 △교보증권 2000~2400 △KTB투자증권 1900~2300 등 대부분 증권사들이 고점을 올해 보다 높여 잡았다.

그러나 한편에선 증권사들의 증시전망이 지나치게 긍정론에 쏠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만 국내외 경기둔화와 미국 중국 무역분쟁, 홍콩시위 사태, EU(유럽연합) 국가들의 내부갈등처럼 시장에 부담이 될 변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3분기만 해도 내년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는 곳이 대부분이었다"며 "그러나 연말이 다가오며 실적전망이 조금씩 좋아지더니 갑자기 긍정론으로 시장이 쏠려 버렸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부분 증권사들이 목표지수를 올리다 보니 신중론을 강하게 밀고 나가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신년 전망을 준비한 10월보다 증시가 반등하자 비관론에서 낙관론으로 U턴한 리서치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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