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워너원 콘서트 티켓 10만원→150만원에 판 암표조직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19.11.1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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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찰청 사이버수사과, 온라인 암표 팔아 3년간 7억원 챙긴 일당 검거

머니투데이 자료사진.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머니투데이 자료사진.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유명아이돌 공연 암표를 조직적으로 판매한 일당이 처음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유명 아이돌 콘서트 티켓 등을 예매조작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이용해 싹쓸이 한 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폭리를 취했다. 대규모 온라인 암표 조직이 수사 당국에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TS·워너원 등 아이돌 타깃, 온라인 암표조직 덜미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달 1일 아이돌 콘서트 티켓 등으로 폭리를 취한 혐의(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법상 침해)로 온라인 암표조직 총책 A씨(29)와 매크로 제작자 B씨(29)를 구속하고,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대규모 온라인 암표조직이 적발된 첫 사례다. 경찰은 총책 A씨를 중심으로 매크로 제작자 B씨 이외에 티켓 운반, 자금 모집·운영과 판매 등 20~30대 22명이 가단함 조직을 적발했다. 단순 반복작업을 무한실행하는 매크로를 만들어 빠르게 티켓을 확보한 뒤 높은 가격에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수법이다. 티켓을 구매·운반한 뒤 국·내외 온라인 판매 등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BTS와 워너원 등 6~7개 남녀 아이돌 그룹 콘서트 티켓이 주로 범행 타깃이 됐다. 평균 10만원 안팎인 티켓을 평균 2배에서 최대 10배가 넘는 150만원 까지 팔았다. 콘서트뿐만 아니라 팬미팅 등 각종 공연 티켓을 대상으로 범행이 이어졌다.



부당이익 7억원, 범행이용된 티켓 9137매
피해는 고스란히 팬들에게 돌아갔다. 경찰에 확인된 암표만 9137매에 달한다. 경찰은 올해 7월 온라인 티켓판매업체 인터파크의 협조로 최초 수사에 착수할 때만 해도 2652매였으나 3배 가량 더 많은 피해가 드러났다. A씨 등은 2016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7억원 넘는 부당이익을 챙겼다.

온라인 예매사이트에서 '1인 1계정' 정책을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계정을 1년에 10만원 가량에 구입하기도 했다. 이들은 2000여개 불법 계정을 확보해 범행에 이용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이 특정 서버에 동시 접속해 마비를 일으키는 사이버 공격 '디도스'(DDos)로 인식되는 것을 피하고자 국내와 해외서버를 이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는 미리 입력된 좌표를 클릭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한번에 여러 아이디를 통제할 수 있었다"며 "여러 네트워크 IP주소와 계정을 통해 빠르게 티켓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추가수사를 통해 범행 사실이 더 드러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나머지 20명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법적 사각지대 파고든 온라인 암표 범죄
온라인 암표는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여전히 처벌이 모호하다. 현행법상 야구장 등 현장 암표와 달리 온라인 암표는 별도로 다루고 있지 않다. 벌금도 최대 20만원 이하로 낮아 처벌 수준도 낮다.

경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조해 단속을 강화하고 법령 제정에도 나설 예정이다. 올해 1월부터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중문화예술 종합정보시스템에 '온라인 암표 신고게시판'이 열린다. 온라인 신고창구를 통해 접수된 내용은 문체부 자체조사를 거쳐 경찰에 수사의뢰한다. 경찰은 관할 지역 등에 따라 사건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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