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1000명 "동성혼 인정해달라" 인권위 진정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19.11.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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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넷 "다양성이 존중 받는 사회로 변화하는 사례가 될 것"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네트워크(가구넷)'이 13일 오전 11시쯤 인권위 앞에 모여 '동성혼 파트너십 권리를 위한 성소수자 집단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가구넷'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네트워크(가구넷)'이 13일 오전 11시쯤 인권위 앞에 모여 '동성혼 파트너십 권리를 위한 성소수자 집단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가구넷


성소수자 1000여명이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를 담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동성혼 당사자는 이성 부부에 비해 의료와 주거, 직장 등 사회 제도적 보호장치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네트워크(가구넷)'은 13일 오전 11시 인권위 앞에 모여 '동성혼 파트너십 권리를 위한 성소수자 집단진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성 연인들처럼 동성 연인들도 가족 구성원으로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가구넷 소속 백소윤 변호사는 "1056명의 성소수자가 함께하는 이번 진정은 동성혼 배제에 따른 차별을 문제제기 하려고 한다"며 "진정을 통해 동성애 배제 자체가 차별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양성이 존중 받고 인권을 보장하는 사회로 변화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인권위가 직접 동성 파트너십 관계를 사회제도에 포섭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차별 인정 및 제도 개선을 권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가구넷은 진정에 앞서 지난 6월 한 달 동안 동성 파트너와 동거 중인 성소수자 36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성소수자들은 의료·주거·직장·연금 등 영역에서 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올해 5월 동성배우자와 혼인한 김용민씨(29)는 "한국에서 동성 부부로 살기에는 많은 장벽이 존재한다"며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대출 등 지원 제도가 존재하지만 동성부부는 철저히 배제됐다"고 말했다.


소성욱씨(30)도 "정부가 소수자에 대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뒷짐 지고 기다릴 게 아니라 앞장서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인권위는) 동성혼 파트너십 권리에 대한 올바른 권고를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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