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안전상 이유' 모든 공립학교에 휴교령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11.1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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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모든 공립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 모두 휴교령…교통대란에 등하굣길 안전 우려

홍콩 중문대학 캠퍼스 내에서 한 시위 참여자가 방독면을 들고 바리케이드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홍콩 중문대학 캠퍼스 내에서 한 시위 참여자가 방독면을 들고 바리케이드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일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 정부가 안전상의 이유로 모든 공립학교에 14일 하루 휴교령을 내렸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수업 중단은 개별 학교들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던 홍콩 정부가 사태 심각성이 커지자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교육청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14일 홍콩 전역의 모든 공립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교육학교 등에 안전상의 이유로 휴교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수업 중단 사실을 모르고 등교한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는 개방하며 교사도 모두 출근한다.



교통 대란으로 인해 이미 자체적으로 휴교령을 내린 홍콩 학교들도 많다. 특히 샤틴과 타이포 지역의 초·중·고등학교들이 대부분 휴교에 참여한 상태다. 시위대가 지하철 운행 방해 운동에 나서면서 아침 '교통대란'은 사흘 연속 이어졌다. 몽콕, 투엔문, 청콴오 지하철역이 폐쇄되고 70개 버스 노선 운행도 중단됐다. 한 학부모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운좋게도 오늘 아침 학교에 아들을 데려다주는 데 한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기차 안에 물건을 던지는 사람이 있어서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홍콩 정부는 애초 시위 상황 속에서도 휴교령을 내릴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12일 행정위원회 회의에 앞서 "시민과 학생들은 직장과 학교에 가는 것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서 "정부는 홍콩에서의 모든 활동을 무모하게 중단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홍콩을 마비시키려는 시위대의 함정에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홍콩교사연합은 성명을 통해 "학생들의 안전보다 시위대에 양보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명분을 우선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정부가 이틀만에 태도를 바꾼 것은 홍콩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학교, 도로 등 시가전 양상으로 전개되며 점점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콩 중문대학, 이공대학, 시립대학 등 주요 대학 캠퍼스에서는 12일부터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13일 홍콩 내 약 11개 대학과 전문대가 시위 충돌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업을 중단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SCMP는 "교정이 전쟁터와 흡사하다. 대학 캠퍼스가 새로운 충돌의 장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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