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이 싫어요" 美·호주 대학들도 반중국 시위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11.1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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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호주·뉴질랜드 대학가, 中자본에 흔들리는 대학에 쌓인 불만...홍콩 시위로 터져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홍콩 시위를 기점으로 미국과 호주 등 각국의 대학들이 반중국 시위로 들끓고 있다. 중국이 해외 대학 돈줄까지 움켜쥐면서, 대학 운영에 간섭하고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까지 막는 것에 쌓였던 불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호주와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뉴질랜드 등 곳곳의 대학에서 홍콩을 지지하는 반중국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중 호주 퀸즈랜드대학은 중국 총영사와 법정 다툼을 벌일 정도로 갈등이 격화했다. 발단은 퀸스랜드대학 총학생회가 홍콩 시위 지지 운동을 벌이면서다. 학생회측은 지난 7월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운동을 벌였는데, 당시 친중 시위대와 무력 충돌하는 등 난투극을 벌였다. 이에 중국 총영사관측이 학생회를 '분리주의자', '반중국 활동가'들이라며 비방하고, 중국 관영매체들까지 가세해 퀸즈랜드대학 학생회를 비방하는 보도를 쏟아내며 공격했다.

학생회측은 중국 총영사가 더이상 위협 행위를 못하도록 고소하고, 학교측은 중국의 간섭을 막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공자학원을 폐쇄하고, 연구협력 관계 등을 축소해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고 있다. 같은달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에서도 홍콩 지지 시위대와 중국 학생들이 단체로 충돌하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다.



FT는 학생들이 중국에 대한 불만이 터진 것은 중국 공산당이 서구권 대학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7년 기준 호주와 미국 등 서구권 대학에 입학한 중국 학생들은 87만명 규모로 10년새 2배나 급증했다. 중국 당국은 학생들이 내는 입학금과 각종 연구 투자금 등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학 운영에 까지 개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시드니대학 등은 연간 수입의 4분의 1이 중국에서 발생하는 등 중국의 입김을 무시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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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가에서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운동이 벌어지면서 교수들과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 에머슨 칼리지와 UC데이비스 등은 학생들이 홍콩 시위 지지에 서명하고 미국 의회의 홍콩인권법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이들 역시 중국 자본이 미국 대학에까지 영향을 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지난달 브라운대학에선 강의 도중 학생들이 교수와 말다툼을 벌이는 일까지 일어났다. 당시 강의는 홍콩 시위의 배경 관련한 내용이었는데, 학생들이 교수들을 향해 "중국으로부터 돈을 지원받고, 공산당 입장에 치우친 이야기를 한다"며 항의한 것이다.


각국 대학의 홍콩 시위 지지 운동을 시작으로 중국과 마찰이 커지자,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지난주 정부에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미국 등과 협력해 중국이 교육계에 끼치는 영향력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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