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돈 빨아들이는 리츠…흥행 언제까지 이어질까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11.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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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연 5%대 수익 보장에 투자자 몰려…공모리츠 인기 절정

증권가에서 리츠(REITs)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재테크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에게 연 5%대 수익을 보장하는 리츠의 매력이 그만큼 크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불패에 대한 믿음에 주식, 펀드 등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며 리츠에 돈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츠재간접리츠의 증시 입성도 코앞으로 다가오며 리츠 흥행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적은 돈으로 부동산 투자"…리츠의 장점은
리츠란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실물 부동산이나 부동산과 관련된 유가증권 등에 투자해 임대료 수입 등 운용 성과를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회사다. 리츠에 투자해 주주가 되면 적은 금액으로 오피스 빌딩이나 호텔, 백화점 등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시세차익 발생 시 상장 리츠는 대주주인 경우 20%(3억원 초과분 25%) 세율이 적용돼 부동산 양도소득세(최고 42%) 비해 부담이 적다. 대주주가 아니라면 비과세다.

여기에 부동산은 상속이나 증여 시 소유권 이전 절차에 따른 취득세(증여 4%, 상속 3.16%) 등이 발생하지만, 상장 리츠는 거래세가 없는 데다가 상속 시 세금이 부족하면 받은 지분의 일부를 매도하는 방법으로 세금 재원 마련도 쉽다.

아울러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경우 소득 규모와 무관하게 피부양 자격이 불가능하지만 상장 리츠는 배당에 따른 소득 부분만 영향을 미치게 되며, 소득이 일정 금액 이하라면 다른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격도 유지할 수 있다.


증시에서도 공모 리츠 인기
최근 상장리츠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배당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츠는 통상적으로 결산 때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한다. 저금리 시대 5%대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상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주요 리츠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대체로 4~8% 수준이다. 은행 이자보다 높은 배당 이익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장점이다.

정부는 최근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며 리츠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이 방안에 따르면 5000만원 한도로 일정 기간 공모 리츠나 부동산 펀드에 투자해 발생한 배당소득에 대해 9% 세율로 분리과세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다.

현재 상장 리츠는 에이리츠, 케이탑리츠. 모두투어리츠. 이리츠코크렙, 신한알파리츠, 롯데리츠 등이다. 가장 최근 상장한 롯데리츠는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 산하의 백화점·마트 등을 매입해 임대료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도록 설계됐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4곳(창원점·구리점·강남점·광주점), 마트4곳(의왕점·장유점·서청주점·율하점), 아울렛 2곳(청주점·율하점)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이를 자산으로 임대 및 매각 수익을 주주에게 배당한다.

2020년과 2021년 목표 배당수익률은 연 6.6~6.7%에 이른다. 여기에 롯데쇼핑 보유 84개 점포(2018년 기준 8조5000억원 규모)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ROFO)를 확보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NH프라임리츠가 상장될 예정인데, 이미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NH프라임리츠는 오피스 자산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재간접형 공모 상장 리츠다. 서울 도심권역(CBD)의 서울스퀘어, 강남권역(GBD)의 강남N타워, 삼성물산 서초사옥, 삼성SDS타워 등 4개 핵심 자산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NH프라임리츠는 공모가 5000원을 기준으로 1년 차 배당률은 약 5%대로 설정했다. 최초 편입자산 기준으로 7년 평균 5% 중반대 예상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기초자산의 자산가치가 상승할 경우 편입자산 펀드 만기 시 매각차익으로 추가 수익도 기대할 가능성이 있다. 매각차익은 배당하고, 원금은 우량자산 편입에 쓴다는 계획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리츠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해 현재 규모가 약 230개, 약 44조원에 육박하나 상장리츠는 6개로시가총액 기준 약 2조원에 불과하다"며 " 최근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활성화 방안이 발표됐고 상장을 유도하기위해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현물 출자할 경우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있어 한국 리츠의 성장세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츠 인기에 부동산ETF에도 돈 몰려…시세차익도 기대



현재 규정상 ETF(상장지수펀드)에 포함된 종목 중 상위 85%에 해당하는 종목의 시가총액은 150억원 이상, 평균 거래대금은 1억원 이상이어야 해 상장리츠 중 일부는 ETF에 편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리츠에 대한 투자심리가 뜨거워지면서 거래대금과 시가총액이 늘어났고, 편입 종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리츠를 포함 부동산에 투자하는 ETF는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리츠·부동산에 투자하는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 ETF 순자산은 상장 4개월만에 1000억원을 넘었고 미국·싱가포르 등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TIGER 미국MSCI리츠’ ETF와 ‘KINDEX 싱가포르리츠’ ETF도 자산이 늘어나고 있다.

ETF에 편입되면 거래량이 늘어나며 리츠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실제로 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 ETF에 편입된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크렙의 상승은 ETF 자금 유입 때문이라는 시선이 많다. 이 경우 배당수익률은 그만큼 떨어지는 대신에 시세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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