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서 '희비' 엇갈린 휴젤·메디톡스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11.1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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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ITC 소송비용 부담…증권가 '어닝쇼크' 전망

/사진=김현정디자이너/사진=김현정디자이너


보툴리눔 톡신 제제 생산기업인 휴젤·메디톡스의 실적이 올해 3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디커플링'(탈동조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양사 모두 한한령 이후 중국 정부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따이공 단속에 나서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수출 판로를 다변화한 휴젤이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는 반면 메디톡스는 뉴로녹스의 중국 품목허가가 지연되고 소송비용이 증가하면서 3분기 '어닝쇼크'가 예상된다.



13일 휴젤 (191,100원 ▼2,000 -1.04%)은 오전 1시 35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1700원(0.44%) 오른 39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휴젤은 전날 3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255% 증가한 18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11억원으로 전년 대비 46.4%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21억원으로 49.5% 감소했다.



보툴렉스는 전년 대비 33.4% 증가한 158억원의 매출고를 기록했으며 HA필러는 104% 증가한 매출액 49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3분기 수출이 회복되며 톡신과 필러 수출도 각각 105%, 41% 증가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휴젤은 최근 경쟁사들이 균주 분쟁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으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며 "이러한 노이즈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주가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며 중국·미국 등 해외진출이 가시화 될 경우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영·이다은 KB증권 연구원은 "탄탄한 국내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판매망 구축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실적 변동성이 축소됐다"며 "내년부터는 화장품과 보툴리눔 톡신의 중국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제2의 성장기를 맞이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메디톡스의 뉴로녹스 중국 판매 허가가 지연되면서 두 회사의 중국 내 제품 출시 시점 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것도 휴젤에게는 호재다.

김슬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의 보툴렉스 톡신 제품 중국 출시는 내년 2분기, 휴젤의 경우 3분기로 추정된다"며 "경쟁사가 시장에 먼저 진입하며 누릴 수 있는 선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메디톡스 (145,500원 ▼2,000 -1.36%)는 이날 오후 1시 36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4300원(1.46%) 내린 29만1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52주 고점인 지난 4월 12일 63만1900원(장중가 기준) 대비 53.9% 하락한 수치다.

증권업계에선 올 3분기 메디톡스의 영업이익이 시장추정치인 132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추정치로 전년 대비 50.5% 감소한 95억원을 제시했다.

나관준·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톡신 수출 부진과 소송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훼손됐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비용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45억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는 지난 1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일체를 도용했다며 ITC에 불공정 행위를 조사해달라고 제소한 바 있다. 양사의 소송전은 내년 하반기 최종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소송 비용 부담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메디톡스는 지난달 오송3공장에서 제조한 메디톡신 보관검체(샘플)가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에서 품질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식약처는 유효기한이 지난 10월 5일, 11일, 18일인 메디톡신 수출용 제품들에 대해 회수·폐기 명령을 내린 상태다.

또 최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메디톡스의 보톨리눔 톡신(중국 브랜드명 '뉴로녹스') 허가 진행 상황을 심사완성에서 심사대기로 되돌리며 주가가 약 10% 하락한 상태다.

김슬 연구원은 "중국 NMPA의 뉴로녹스 허가는 오창1공장에 대해 진행하고 있어 이번 리콜과 무관하다"며 "그러나 이번 이슈로 1공장에 대해 GMP(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실사가 면제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사에 들어갈 경우 연내 허가가 난다고 해도 제품 출시는 기존 예상 대비 2~3개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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