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포스트 황창규' 차기 KT 회장에 쏠린 눈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2019.11.14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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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KT가 회장 후보에 대한 공모를 마감하면서 앞으로 3년간 회사를 이끌 ‘포스트 황창규’ 선정작업의 닻을 올렸다. KT의 차기 회장에는 총 37명의 후보자가 도전한다. 21명의 후보자가 공모를 통해 접수했고 9명이 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았다. 앞서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사내 회장후보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7명으로 압축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37명의 후보자 중 10명 안팎의 1차 후보 대상자를 선발,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 보내고 여기서 다시 3명 내외로 후보자를 압축해 KT 이사회에 보고한다. 이사회는 회장후보 최종 1명을 선발하고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이사회의 최종 후보 선정은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후보자 명예 보호와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KT 전·현직 주요 임원들을 포함한 여러 인물이 언급된다. 황창규 현 회장의 뒤를 이을 회장은 KT가 2002년 민영화한 후 다섯번째 회장이 된다. 민영화 후 첫 사령탑에 오른 이용경 사장과 뒤를 이은 남중수 사장은 내부 출신이었고 이후 수장을 맡은 이석채 회장과 황창규 현 회장은 외부 출신이다.



 하지만 내·외부 출신 할 것 없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KT 수장은 사법기관의 수사선상에 오르는 수난사가 반복됐다. 노무현정부 때 선임된 남중수 사장은 2007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2008년 정권이 바뀐 뒤 퇴진 압박에 시달리다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된 후 불명예 퇴진했다. 이석채 회장 역시 2012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다음해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후 배임·횡령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황창규 회장도 어려움을 겪는 건 마찬가지다. 황 회장은 2017년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경영고문을 부정하게 위촉해 각종 로비에 활용했다는 의혹으로 또다시 조사를 받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T는 정권교체기마다 반복되는 ‘CEO(최고경영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회장 선임절차를 개선했다. 차기 KT 회장은 바뀐 절차에 따라 뽑히는 첫 수장이 된다. 차기 회장 자격으로는 대외 인지도보다 ICT(정보통신기술) 시장과 비전에 대한 전문성과 6만명의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KT 구성원들의 목소리다. 그 이후 KT가 더이상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지분구조 등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일은 차기 KT 회장의 최우선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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