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공사의 강자 '현대'…기술력+인프라 원톱

머니투데이 싱가포르=조한송 기자 2019.11.15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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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설, 세계를 짓다]현대건설 기술력 집약된 투아스 핑거3 매립 공사

싱가포르 투아스 핑거3 매립공사 현장/사진 제공=현대건설싱가포르 투아스 핑거3 매립공사 현장/사진 제공=현대건설


말레이시아와 인접한 싱가포르 투아스 항만단지 지역에서는 바다를 땅으로 메우기 위한 매립 공사가 한창이다. 손가락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투아스 핑거3 (Tuas Finger 3) 구역에서는 6대의 준설선이 바다 위를 오가며 진흙을 파내고 있다. 진흙이 빈 자리에는 모래가 채워진다. 지반이 단단해야 매립 공사의 핵심인 '케이슨(속 빈 콘크리트 구조물)'을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구조물에 모래나 자갈, 콘크리트 등이 메워지면 땅이 된다.

이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서단에 위치한 투아스 항만단지 지역에 387ha(헥타르, 약 100만평) 면적의 신규 매립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여의도(약 87만평) 보다 약 13% 가량 넓은 규모다. 확장된 국토는 2027년 컨테이너터미널 이주 계획에 맞춰 싱가포르 메가포트 항만시설 부지로 사용할 계획이다.



해상공사의 강자 '현대'…기술력+인프라 원톱
◇해상공사의 강자 현대건설=
현대건설 (33,950원 ▲200 +0.59%)은 지난해 2월 기술력과 공사 실적 등에 힘입어 싱가포르 해양항만청 (MPA)이 발주한 약 1조2000억원(11억달러) 규모의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공사는 현대건설이 일본의 펜타오션 및 네덜란드 국적의 준설 매립 전문 시공사인 보스칼리스와 공동으로 따낸 것이다. 이 중 현대건설 지분은 35%로 약 4100억원(약 3억9000만달러)이다. 공사기간은 총 108개월로 2027년 3월 준공 예정이다. 현재 바다 위에서는 준설 및 매립 작업을, 땅에서는 케이슨 제작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이 싱가포르에서 매립공사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열일곱번째다. 1981년 풀라우 테콩 매립 공사를 시작으로 38년간 끊임없이 공사를 진행해왔다.

현대건설이 싱가포르에서 계속해서 매립 공사를 진행할 수 있던 까닭은 기술력과 인프라 덕분이었다. 현대건설은 자체 제작한 케이슨을 운반해 설치할 수 있는 2만톤(t)급 해상 플로팅 독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항만 공사에 필요한 대형 해상 장비를 20대 이상 보유해 시공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독창적인 매립 공법 등 뛰어난 기술력 입증=투아스 핑거3 현장에는 현대건설이 최초 개발한 콘크리트 양생 자동화 시스템과 공장형 케이슨 슬립폼(활동식 거푸집)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


콘크리트 양생 자동화 시스템은 대형 구조물의 균열을 막기 위해 내외부 온도차를 능동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콘크리트 구조물 중심과 표면부에 온도 측정센서를 설치해 자동으로 온수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공장형 생산방식을 적용한 케이슨 생산도 현대건설이 독창적으로 개발한 공법 중 하나다. 해상 매립공사 과정에서 케이슨은 대형 컨테이너의 접안이 가능한 '안벽' 역할을 한다.

현대건설은 케이슨 제작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1995년 국내외 건설사 중 최초로 공장형 생산방식을 도입했다. 수년간의 축적된 경험으로 케이슨 1함당 생산주기를 3.5일로 단축함으로써 시공 경쟁력을 갖췄다.

이필영 현대건설 투아스 핑거3 현장 소장은 "점차 케이슨이 대형화되는 추세라 이에 맞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진행되는 핑거4 발주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투아스 핑거3 케이슨 제작 현장 사진/사진 제공=현대건설싱가포르 투아스 핑거3 케이슨 제작 현장 사진/사진 제공=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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