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가운데)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HDC현대산업개발은 계약이 원활히 성사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형 항공기, 서비스 분야 등의 지속적인 투자로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이날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 본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매각 절차는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번 매각은 인수자가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6868만8063주·구주)와 새로 발행하는 보통주(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주 대금은 금호산업으로 가고 신주 대금은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돼 경영정상화에 쓰인다.
KDB산업은행(산은) 등 채권단에게도 좋은 조건이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에 영구채와 대출·지급보증 등 약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는데, 신주 발행으로 재무상태가 정상화되면 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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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호산업으로서는 '건질 돈'이 적다. 최근 주가 기준으로 구주 가격이 3700억원 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이에 금호산업은 본협상에서 구주 가격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비싸게 받기 위해 벼랑 끝 전술을 펴고, HDC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실사를 통해 우발채무 가능성 등을 제기하는 등 가격을 낮추는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의 이견으로 유찰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금호산업이 유찰을 선택하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차 매각이 유찰되면, 2차 매각 주도권이 채권단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앞서 산은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수혈하면서 '주식 처분 대리권'을 명시한 특별약정을 맺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산업이 구주 가격 등을 이유로 매각을 무산시킬 가능성을 대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본협상에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분리 매각 여부도 논의될 수 있다. 채권단은 사업 시너지와 매각 가치 극대화를 고려해 '통매각' 원칙을 고수해 왔지만, 시장에서는 에어서울·에어부산 등의 자회사를 떼어 내 팔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현재는 통매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분리매각도) 대안으로 고민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