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M&A, 절반은 계열사…"지주사 전환 영향"(종합)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11.1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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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2016~2019년 상반기까지 집계…우리금융지주·현대중공업지주·CJ ENM 출범 등 영향

지난 3년간 상장사 M&A(인수합병) 10건 중 5건은 계열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롯데지주 (26,500원 ▼300 -1.12%), 우리금융지주 등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나는 등 내부 구조개편에 치중한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장사 M&A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년 6개월 간 총 992건의 M&A(분할, 스팩합병 포함)가 발생했고 거래금액은 86조3000억원이었다.
제공=금융감독원제공=금융감독원


연도별 거래건수는 2016년 277건, 2017년 282건, 2018년 294건, 올해 6월 139건으로 매년 비슷했다. 그러나 거래액은 2016년 23조6000억원에서 2017년 16조7000억원, 지난해 38조7000억원, 올해 상반기 7조3000억원 규모로 연도별 편차가 컸다. 1000억원 미만 M&A가 전체의 84%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소수의 메가딜(1조원 이상) 발생 건수에 따라 편차가 발생했다.



지난해의 경우 우리금융지주 (14,120원 ▼80 -0.56%)현대중공업지주 (64,900원 ▲200 +0.31%), 통합 CJ ENM (75,700원 ▲700 +0.93%) 출범 등으로 계열사 간 지분교환이 활발했고 2016년에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해 자기자본 8조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 미래에셋대우 (7,330원 ▼80 -1.08%)가 탄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전체 M&A건 중 그룹 내 구조개편을 의미하는 계열사 대상 M&A는 402건으로 전체(812건, 분할 및 스팩제외)의 절반을 차지했다. 특히 지주사 전환이 활발했던 대기업 집단은 계열사 간 M&A 비중이 76%에 달했다.



그러나 이 기간 해외기업 M&A 비중은 11%에 그쳤다. 2016년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가 미국 하만(Harman)을, SK하이닉스 (179,800원 ▲8,800 +5.15%)가 2017년 일본 도시바 메모리 등을 인수했지만 거래금액이 기업 자산총액의 10%에 못 미쳐 공시 대상이 아니었다. 통계에 잡힌 M&A건으로는 한온시스템 (5,220원 ▲70 +1.36%)의 마그나그룹의 FP&C(차량 동력·변속계 냉각시스템) 인수 정도가 있었다. 벤처기업 등 국내 비계열사 상대 M&A 비중(36%, 금액기준)도 적었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외부 비계열사 M&A는 전체의 92%가 주식 양수도의 방법으로 이뤄졌다. 주식 양수도는 당사자 간 계약만 맺으면 되기 때문에 편리하고, 또 지분 전량이 아닌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일부 지분만 취득해도 돼 합병보다 편리하다. 다만 이로 인해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이해 상충 가능성이 발생했다.

상장사들은 M&A를 다양한 경영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인적분할과 공개매수를 병행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66%)하기도 하고, 주식교환을 통한 상장 자회사 지분 100% 확보를 통해 비상장화시키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M&A를 통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서는 계열사가 아닌 외부기업 대상 M&A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계열사 M&A 과정에서 소수주주 권리가 무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율적 감시 기능 제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계열사 합병 등 소수주주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충분한 공시를 하도록 심사를 강화하고, 시장에 영향이 큰 M&A는 집중 모니터링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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