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나선 CJ제일제당…증권업계 '반색'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11.1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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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수익성·재무구조 개선으로 경영패러다임 전환

사진=정혜윤사진=정혜윤


CJ제일제당이 3분기 시장추정치를 상회하는 '깜짝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질적 성장'으로 경영패러다임 전환을 발표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금융비용 등 영업외손실 부담이 높은 CJ제일제당이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 나설 경우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 (292,000원 ▼500 -0.17%)은 12일 오전 10시 50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전일 대비 1만5000원(6.30%) 오른 25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전날 올해 3분기 영업이익(CJ대한통운 제외)이 전년동기대비 14.3% 줄어든 1810억원, 매출액은 25.5% 늘어난 3조446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대한통운 실적을 포함할 경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8% 늘어난 2727억원, 매출액은 18.5% 증가한 85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업이익 기준 시장추정치 2449억원을 11.4% 상회한 수치다.

회사 측은 실적발표와 함께 기존 양적 성장에서 현금흐름 강화와 수익성 위주의 전략 변화를 발표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CJ제일제당 측은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수익성이 낮은 제품의 경우 시장에서 퇴출해 가공식품 부문 수익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유휴 자산 유동화 △수익성 중심의 운전자본 관리 △투자 최소화(투자 규모 효율화) △해외 자회사 외부 자본 조달 확대 △영업활동 현금흐름 개선 등으로 통해 차입금을 줄일 계획이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가공식품은 수익성이 낮은 SKU(제품가짓수) 감축(디마케팅)에 들어갔다"며 "이미 3분기까지 619개 SKU를 감축했고, 연말까지 400여개를 추가로 줄일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CJ제일제당은 2012~2013년에 SKU를 대규모 축소해 2014~2015년에 수익성이 상승한 사례가 있다"며 "SKU 감축 초기에는 비용이 들어가지만 감축 후 1년 이내에 수익성은 반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준·조영환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 폭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며 "현재의 재무구조는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악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비투자비용(Capex)이 최근 집행 규모에 비해서 매우 낮게 통제되고, 가양동 부지와 같은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며 "이를 통해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전사 순차입금이 감소세로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주가가 상승 국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영업외 수익구조를 견실하게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CJ제일제당의 지난 3분기 말 순차입금(대한통운 제외)은 6조9353억원으로 이자비용 등 영업외손실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추정치를 상회했지만, 자주 발생하는 일회성 손실이 부담"이라며 "4분기 영업실적은 기저도 낮고 국내 식품의 구조조정이 효과를 더 발휘해 전년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회사가 유휴자산 유동화를 추진하는 등 영업 외 수익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 EPS(주당순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면 주가는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는 CJ제일제당의 내년 연결기준 실적추정치로 매출액은 7.2% 증가한 23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7.4% 증가한 9471억원을 제시했다.

홍세종·이해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공식품에서 이익률 개선, 자회사 대한통운의 고성장, 사료 부문 흑자전환을 고려한 추정치"라며 "올해 기저효과를 감안할 경우 두 자릿수 이익 증가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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