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보낸 금호家 3세들의 운명은…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11.1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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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창·세진 남매 재직 '아시아나IDT·금호리조트'도 매각-산업·고속 보다는 그룹 전략경영실 갈 듯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되면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 전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금호가 3세들이 어떤 방식으로 경영에 나설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박세창 아시아나IDT (15,870원 ▲510 +3.32%) 사장과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는 그룹 내 경영 기반을 잃게 된다. 박 상무가 그룹 내에서 가진 직책은 금호리조트가 유일하다. 박 사장은 아시아나세이버 대표도 맡고 있지만 아시아나세이버도 매각에 포함된다.

매각 대상에는 아시아나IDT와 금호리조트 등이 들어간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들이 금호티앤아이와 금호리조트를 지배한다. 금호티앤아이 최대주주는 아시아나IDT(40%)다. 금호산업,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가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다. 금호리조트는 금호티앤아이(48.8%)가 최대주주이며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두 자녀의 경영 행보가 타격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이뤄지고 나면 금호아시아나는 건설회사인 금호산업과 운수업체인 금호고속만 거느린 소그룹이 된다.
아시아나항공 보낸 금호家 3세들의 운명은…


박 사장은 연세대학교 생물학 학사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2000년부터 2년간 경영컨설팅업체인 AT커니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는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 차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박 사장은 2006년부터 약 4년간 그룹 전략경영본부에서 계열사의 경영 컨설팅, 전략 수립을 맡았다. 2010년 금호타이어로 옮겨 한국영업본부장(전무), 영업총괄(부사장), 기획관리총괄 등을 거쳤다.

그는 2015년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이사, 2016년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및 그룹 4차산업사회 TFT(태스크포스팀) 총괄을 맡아 경험을 쌓았다. 박 사장은 지난해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상장을 추진했다. 상장을 위해 기관투자자 IR(기업설명회)에 직접 참여하는 등 힘을 쏟았다.


다시 한번 자리를 옮겨야 하는 상황에서 박 사장은 금호산업, 금호고속 등 계열사 경영을 맡기보다는 그룹 경영을 총괄할 것으로 재계는 전망한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 총괄은 전략경영실이 맡고 있다. 지난 7월 박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공고가 난 직후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답했다.

박 상무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박 상무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다 지난해 7월 금호리조트 경영관리 담당 상무로 입사했다. 다른 업무 경험이 부족한 박 상무이기 때문에 건설, 운송 계열사에서 다른 업무를 맡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항공을 중심으로 3세 경영체제로 전환하려던 금호아시아나 그룹 승계에 변화가 이뤄지게 됐다"면서 "3세들의 그룹 내 입지도 흔들리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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