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강산 드라이브'…北호응 + 美변화 이끌까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19.11.12 05:35
글자크기

[the300]최문순 “美 유연한 입장 감지”…김연철 방미, 美 설득작업

금강산 내 주요시설 현황 /사진=통일부 제공 금강산 내 주요시설 현황 /사진=통일부 제공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북한과의 대면(對面) 협의를 성사시키고, 금강산 관광에 맞물려 있는 미국의 대북제재 관련 입장에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12일 통일부에 따르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오는 17일 미국을 방문한다.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등 미측 인사들과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한 제재해제 등 입장변화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최문순 강원지사에 따르면 미국 내부에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유연한 입장’이 감지됐다. 최 지사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미측에 촉구하기 위해 지난 7~9일 방미했다.

최 지사는 전날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에서 “미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의 입장이 강경했다. 관광 재개는 비핵화 (진전과) 관련해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나머지 정부 라인들은 유연한 입장이었다”며 적극적 대미 공공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입장 변화와 함께 북한이 정부가 제안한 ‘금강산시설 공동점검단 방북’에도 호응할지 주목된다. 금강산 시설철거 관련 남북협의는 대면접촉을 성사시키려는 정부와, 문서협의를 고수하는 북한의 입장차 속에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태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 사항인 ‘시설 철거’ 문제로 논의를 한정하기 위해 대면협의를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시설 점검 방북이 성사되면 자연스럽게 북측과 협의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설 리모델링을 통해 관광 재개를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금강산 관광은 생존의 문제, 중단 피해액 2조원"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참석자들이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금강산 관광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11/뉴스1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참석자들이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금강산 관광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1.11/뉴스1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한 피해액은 약 2조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문순 지사는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의 중단으로 인한 지역경제 피해는 4000억원, 관련기업 피해는 1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최 지사는 "화려한 정상외교의 뒤에서는 제재와 제재가 반복돼 작은 교류들이 모두 중단된 상태까지 왔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는 강원도에 있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은 물론 주민들이 먹고사는 생존의 문제다. 기약 없이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강원도는 고성 지역을 거쳐 금강산에 들어가는 육로를 통한 관광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이나 유럽을 거쳐서 가는 금강산 관광의 경우 지역경제에 주는 파급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최 지사는 대북제재로 당장 금강산관광 재개가 어렵다면 내년 4월 15일 개장 예정인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관광이라도 먼저 허용해줄 것을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에게 요청했다. 원산-금강산을 거쳐 설악산까지 잇는 ‘동해관광 공동특구’ 구상의 일환이다.

최 지사는 금강산 방문을 위해 도 차원에서 북측과 여러 경로를 통해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회신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화협과 민경련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강원도에서 금강산을 가겠다고 북측에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 지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말까지는 남측과 일체 얘기도 하지말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이 있어보인다"며 "어떻게든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원도는 강원지역 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금강산 관광 재개 범도민운동본부의 ‘1000만인 서명 운동’을 지원하면서 해당 서한을 유엔과 백악관, 미 의회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