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의 가장 큰 무기는 콘텐츠가 아니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1.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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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현지시간) 월트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가 출시된다. 넷플릭스 중심의 스트리밍 업계에 본격적인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10일 뉴욕타임스(NYT)는 디즈니플러스 출시를 이틀 앞두고 "디즈니 플러스의 데뷔는 토르의 마법 망치처럼 스트리밍 업계의 모든 것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해당 서비스는) 매월 7달러의 요금에 디즈니 프랜차이즈라는 보물창고를 지녔다"고 전했다.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1억58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업계 선두주자다. 그러나 경쟁자가 속출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해리스 공동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 구독자의 30%가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넷플릭스를 취소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47%가 디즈니플러스를 구독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디즈니플러스가 7주 안에 최소 구독자 800만명을 확보, 5년 이내에 7600만명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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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의 가장 큰 강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디즈니플러스의 월 서비스 구독료는 7달러에 불과하다. 가장 인기 많은 넷플릭스의 요금제(12.99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이다. 이는 수익 창출은 뒷전으로 미루고 소비자부터 먼저 사로잡는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디즈니는 2024년에야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WSJ은 "영리한 가격 책정"이라며 "소비자들을 모으는 데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채로운 콘텐츠도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요소다. 디즈니플러스는 스타워스·마블 등 팬층이 두터운 영화 시리즈부터 알라딘·신데렐라·모아나 등 클래식 아동용 영화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디즈니는 21세기폭스 엔터테인먼트사의 자산을 713억달러에 사들였다.

넷플릭스가 경계할 대상은 디즈니플러스뿐만이 아니다. 케이블TV·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주름잡던 기존 미디어 업체의 인수합병 추진도 큰 변수다. 이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선보일 자체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2016년 미국 2위 통신사 AT&T는 3대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를 854억달러를 들여 인수, 내년 5월 스트리밍 서비스 'HBO 맥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미국 4대 지상파방송 CBS는 지난 8월 거대 미디어 그룹 비아콤과 합병한다고 밝혔다. 합병회사 '비아콤CBS'의 자산가치는 약 39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CNBC는 "비아컴과의 합병은 CBS가 넷플릭스, 아마존 등과 같이 콘텐츠 투자지출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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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TV+도 만만치 않다. 아이폰 유저가 9억명에 이르는 점을 고려한다면 잠재적 구독자만 상당하다. 매달 4.99달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은 자사 서비스뿐만 아니라 쇼타임, HBO, CBS얼액세스 등 타사 서비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한편, 스트리밍 업계는 계속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영화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스트리밍서비스 구독자 수는 6억1300만명으로, 처음으로 케이블TV 구독자(5억5600만명)를 넘어섰다. WSJ-해리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한 명당 평균 3.6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며, 구독료로 한 달에 44달러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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