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합의 기다리는 시장, 경기방어주로 눈돌린 이유는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9.11.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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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부진한 업종 정상화 나서…"미중 결과 나오면 외인 수급 개선"

/사진=김현정 디자이너/사진=김현정 디자이너


미국이 미중 무역협상 관련 단계적 관세철회 합의를 부인하며 시장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됐다. 코스피 시장은 8월 코스피 저점 대비 상승률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져나오며 2거래일째 약보합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그간 낙폭이 컸던 통신, 전기가스, 섬유의복, 보험 등 방어주 성격의 업종은 약세장에서 상대적으로 반등하고 있다. 지수 상승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소외주에 주목하는 순환매 장세가 형성되고 있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3.14포인트(0.61%) 내린 2124.0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36억원, 11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144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5조2704억원으로 전일 대비 11.7% 감소했다.



외국인은 3거래일째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업종별로 △제조업 1618억원 △전기·전자 956억원 △화학 363억원 △운송장비 256억원 순으로 순매도에 나섰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753억원 매도 우위, 비차익거래 285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1038억원 순매도다.

코스닥 지수는 3.23포인트(0.56%) 내린 661.37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71억원, 713억원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1087억원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제약·바이오업종, IT업종 전반(반도체, IT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화장품, 기계 등의 낙폭이 컸다"며 "증시 추가 상승동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미중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매물 대부분은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출회되고 있으며, MSCI 신흥국 지수 내 편입비중이 높은 종목들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달 말 예정된 지수 리밸런싱에 대한 대응 성격의 매물출회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달 들어선 그간 부진했던 경기방어주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며 약진하고 있다. 경기보다는 수익률 낮은 종목을 찾아가는 장세로 시장이 미중 '스몰딜'에 대해 아직 낙관적 기대감을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소매·보험·유틸리티·통신 등 경기방어주 업종 수익률이 11월 코스피 수익률(1.9%)을 앞서고 있다"며 "이달 매크로 환경이 방어주에 유리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순환매장이 펼쳐지며 '수익률 키맞추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간 미중 무역마찰로 부진했던 업종들이 정상화 시도에 나선 것으로, 관건은 소외주 수익률 개선 폭과 키 맞추기 장세의 진행 기간"이라며 "그러나 막상 미중간 합의가 타결되면 경기민감 수출주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이 현재 논의중인 '단계적 관세 철회'(Tariff Rollback)안 자체가 12월 관세 유예나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수준의 '스몰딜'(부분합의)를 전망했던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파트장은 "단계적 관세 철회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주식시장은 올해 5월 초 이전 수준인 코스피 2200포인트 초반으로 복원을 시도할 것"이라며 "이 경우 IT하드웨어 등 시총 상위 수출주에 다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양측이 관세 철회 합의에 이를 경우 위험선호 심리가 재개되면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며 "외국인 수급 개선이 경기 민감주(시크리컬) 업황 개선 기대감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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