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의 LS' 포석…승계 구조 재편 가속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9.11.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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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손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 '벤처캐피털 CEO' 행보…'3.98%' 지분 최다 구자은 차기 체제 준비 본격화

'구자은의 LS' 포석…승계 구조 재편 가속


LS그룹 오너 일가의 장손 구본웅씨가 지주사 지분을 대거 매각, 사실상 그룹 경영에서 멀어졌다. 사촌경영 방식의 지배구조에서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지주사 지분을 꾸준히 늘리면서 승계 준비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LS그룹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는 이달에만 LS 보유지분 3만9000주 처분했다. 구 대표는 지난달에도 2만6000여주를 매각했다. 2015년 5월 이후 추가 매입 없이 매각한 지분이 총 14만여주에 달한다. 4년만에 보유지분 21만주의 3분의 2 이상을 처분한 셈이다.



올 들어 매각한 지분이 11만3000여주로 두드러진다. 지난 3월부터 8월 초까지 주가가 하락세를 그리면서 오너가 3세들이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는 동안 '거꾸로 행보'를 걸었다.

이 기간 구 대표의 6촌 동생인 구동휘 LS 상무는 LS 지분 3만주 가량을 사들였다. 구 상무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큰아들이다. 구자용 E1 회장의 딸 희나·희연씨도 각각 8500주가량을,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의 딸 원경씨와 민기군은 각각 2700주와 1500주를 추가 매입했다. 구자은 회장도 300주를 사들였다.



지난 6월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은 아들인 구본웅 대표 대신 동생인 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아들 구본혁 LS니꼬동제련 부사장 등에게 LS 지분 5만주를 증여했다.

LS그룹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고 구태회·고 구평회·고 구두회 명예회장 등 이른바 '태·평·두' 3형제가 2003년 LG그룹에서 독립해 세웠다. 태평두 3형제의 자녀 8명이 사촌경영 방식으로 그룹을 공동 경영 중이다. 구씨 일가가 LS (124,900원 ▼5,600 -4.29%)를 통해 LS전선(89.2%), LS산전 (167,000원 ▲12,000 +7.74%)(46%), LS니꼬동제련(50.1%), LS엠트론(100%)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92.2%) 등을 지배하는 구조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구자은 LS엠트론 회장
최대주주 일가에서 LS 지분을 2% 이상 보유한 이는 구자열 LS그룹 회장(2.50%),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2.62%), 구자은 LS엠트폰 회장(3.98%), 구자용 E1 회장(2.40%), 구자균 LS산전 회장(2.16%), 구동휘 LS 상무(2.21%) 등 6명뿐이다. 지분으로는 차기로 유력한 구자은 회장이 가장 많고 LS 3세 중에서는 구 상무의 보유지분이 유일하게 2%를 넘는다.


구본웅 대표가 잇따라 지분을 처분하는 배경은 사촌경영 방식의 특성상 그룹 경영에 참여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만큼 벤처캐피탈 CEO(최고경영자)로 독자 행보를 걷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구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2012년 실리콘밸리에서 현재 포메이션그룹의 모체가 된 포메이션8을 창업, 언론 인터뷰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LS그룹 경영 참여보다 투자시장에서 일가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비쳤다.

그룹 안팎에서는 오너 일가의 지분구조 재편을 두고 구자은 회장의 차기 그룹 회장 수업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LS그룹 초대 회장은 고 구태회 회장의 장남 구자홍 회장이 맡았다가 2012년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열 LS 그룹 회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구자은 회장은 지난해 3월 LS 사내이사진에도 합류한 데 이어 같은해 말 LS엠트론 회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LS 내부 신설조직인 디지털혁신추진단을 맡으면서 그룹의 미래전략을 책임진 모양새다. 디지털혁신추진단은 새 동력으로 선정한 디지털 전환과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 인재 양성 등을 중점 추진하는 조직이다. 구자은 회장은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에도 LS그룹을 대표해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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