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이통사 삼국지'시대…'빅딜' 탄력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9.11.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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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T·LGU+ 계열 유료방송 점유율 80% 육박…이통사 캐시카우 자리잡은 IPTV

유료방송 '이통사 삼국지'시대…'빅딜' 탄력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 (10,030원 ▼20 -0.20%)CJ헬로 (3,510원 ▼20 -0.57%) 지분인수와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을 각각 승인하면서 유료방송시장 개편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허가 심사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공정위와 비슷한 시점부터 사전심사를 진행해왔던 만큼 최종 결론을 내는데 오랜 시일이 걸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심사가 마무리되면 유료방송 시장 구도는 KT-LG유플러스-SK텔레콤 등 통신 3사 위주로 사실상 재편될 전망이다.



◇통신 3社 체제로 재편되는 유료방송시장=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건에 대해 본격적으로 인허가 심사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공성과 지역성, 방송통신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과기정통부가 여러가지 인허가 조건을 달 순 있지만 제동을 걸 정도의 변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주무부처로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로 넘어가는 미디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산업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늦어도 내년 초쯤이면 이들 두 건의 M&A는 마무리되고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통신3사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3사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80%에 육박한다. 기업 인수가 마무리되면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이 유료 가입자 점유율 31%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LG유플러스 계열(LG유플러스·CJ헬로)이 24.5%(798만명)로 뒤를 잇는다. 티브로드와 합병한 SK텔레콤이 약 24%의 점유율(약 777만명)으로 3위가 된다.

◇추격받는 1위 KT·3위 밀려난 SKT, 후속 대응나설까= 이제는 업계 점유율 부동의 1위였던 KT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KT가 독주하던 이전과 달리 2·3위와의 점유율 차이가 확연하게 줄어들어서다. 업계에서는 KT와 SK텔레콤이 추가 인수에 나서 본격적인 유료방송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T는 연초부터 딜라이브 인수협상을 진행하는 등 유료방송 M&A 방안을 검토해왔지만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사후규제 논의가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논의 자체를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합산규제 사후규제안에 합의하면서 불씨가 살아났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도 M&A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KT에게도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KT가 딜라이브 측과 협상테이블에 다시 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딜라이브는 CJ헬로와 티브로드를 제외하곤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시장 점유율은 37.4%로 오른다. 일각에선 현재 차기 KT회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새로운 CEO(최고경영자) 취임 이후에나 추가 M&A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3위로 밀린 SK텔레콤이 추가 M&A를 진행할 수도 있다. 딜라이브가 KT가 아닌 SK텔레콤에 인수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딜라이브 채권단이 채무 만기를 연장하면서 시간적 여유도 생겼다. 딜라이브뿐 아니라 CMB(4.8%)와 현대HCN(4.2%) 등이 모두 M&A 후보군이다.

이통사가 유무선 통신 사업에서 눈을 돌려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미디어가 든든한 캐시카우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통3사 모두 주춤하는 유무선 사업 매출 부진을 IPTV 매출이 메꾸고 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공세에서 미디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IPTV 사업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 VR(가상현실) 기반 VOD(주문형비디오) 영상과 키즈 콘텐츠 등은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주력 콘텐츠 평가받는다. 늘어난 가입자 수와 커진 규모만큼 홈쇼핑 수수료, 광고료, 콘텐츠 협상력 등이 올라가면서 관련 매출 증가도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유료방송시장이 마케팅 비용 지출로 가입자를 확보했던 양상에서 벗어나 서비스 중심의 시장환경 조성과 규모의 경제를 구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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