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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소부장, 어서오세요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11.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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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비성장주’, 소외 업종이 아니다. 오히려 정부의 지원 확대와 기술 독립 이슈를 이끄는 ‘가치주’로 부각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산업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자본시장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IPO(기업공개) 시장은 변화의 흐름이 더 빠르다. 낮은 가치평가에 시달리며 공모 물량을 소화하는 데 애를 먹던 모습은 찾기 어렵다. “PER(주가수익비율) 한 자릿수도 어렵다”는 토로는 이제 옛말이다.

지난 9월과 10월 각각 공모를 진행한 올리패스와 케이엔제이의 상반된 성적표가 대표적이다. 바이오 업계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는 신약 개발 기업 올리패스는 지난 9월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1.07대 1로 흥행에 참패했다. 반면 다음 달 반도체 부품 소재 회사 케이엔제이는 1144.3대 1을 기록, 당시 역대 코스닥 수요예측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달 기록을 새로 쓴 씨에스베어링 역시 풍력발전기 부품 회사다.

이뿐 아니다. 올해 하반기 공모에 나선 공정 자동화 솔루션 기업 에스피시스템스, 스마트폰 부품 기업 아이티엠반도체도 나란히 수요예측 경쟁률 1000대 1을 넘었다. 복합소재 기업 엔바이오니아 역시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비교적 흥행에 성공했다.



이 때를 놓칠새라 소부장의 신규 상장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 중 서울바이오시스, 서남, 엘이티, 엔피디, 네온테크 등이 있다. IPO 시장에서 최근만큼 소부장의 활약이 뛰어난 때가 언제였는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의 활약이 반가운 것은 우리 산업의 기초체력을 책임지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꼭 필요한 업종이기도 하다. 자본시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역이다. 시가총액 1조원을 넘는 바이오 기업보다 시가총액 1000억원 이하의 소부장이 일자리 창출에도 더 큰 기여를 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이처럼 발행시장에서 높아진 소부장에 대한 평가가 이제 유통시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자금조달과 투자,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소부장 업종에 대한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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