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가 위험하다고? 5년차 벤처의 자신감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11.11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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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설립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글로벌 제약사와 1.5조 기술수출 계약…"돈 잘 버는 바이오 벤처"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 /사진제공=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 /사진제공=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우리 증시에서 바이오 투자는 다소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신약 개발이라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결과를 장담할 수 없어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신라젠의 임상시험 중단 권고 이후 이 같은 기조는 더욱 굳어졌다.

설립 5년차 바이오 벤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바이오 리스크'를 단호히 부정한다. 이미 확정된 호재를 토대로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회사 설립 4년 만에 5000억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제시한 근거이기도 하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IPO(기업공개)를 바이오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이정규 대표는 공모 절차를 앞둔 11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회사를 "글로벌 빅파마를 잘 아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비교적 생소한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전문 기업이다. NRDO는 이미 발굴된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가져와 임상 개발을 진행하고 글로벌 제약회사에 기술을 이전하는 사업이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계별 임상 시험, 개발 완료로 이어지는 신약 개발의 분업화 흐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주로 임상2상 수준에서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 대표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글로벌 빅파마의 기술 수요를 깊이 있게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신약 개발 임상 시험을 추진하는 회사"라며 "학계나 연구소가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을 글로벌 빅파마와 이어주며 시장과 기술의 미스매치를 최소화 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빅파마의 기술 수요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이유로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꼽았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 화학과 학사와 석사를 마친 뒤 1993년 LG화학에 입사하며 바이오 연구개발(R&D)에 발을 들였다. 이어 2000년 크리스탈지노믹스를 공동 창업했고, 2008년에는 국내 최초 NRDO 기업 렉스바이오를 창업했다. LG화학에서 스미스클라인비참, 워너램버트와 기술이전, 크리스탈지노믹스에서 태평양과 기술이전 등을 담당했다.


2013년부터 2016년에는 본격적으로 바이오 기업의 사업개발 자문 역할을 했다. 이 때 올리패스의 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에 대한 기술이전, 녹십자랩셀의 옥스포드바이오메디카에 대한 공동연구 계약 등을 자문했다. 26년간의 바이오 사업 개발 경력, 글로벌 제약사 및 학계와 쌓은 협업 네트워크가 이 대표의 자산이다.

이 대표뿐 아니라 강상욱, 이용희, 이광희 부사장을 비롯한 신약 개발·연구·임상 전문가와 11명 전원 의사와 박사로 구성된 R&D(연구개발) 인력의 경쟁력도 빼놓을 수 없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바이오 벤처로 설립 4년 만에 두 건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배경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 7월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 기술의 글로벌 판권을 이전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선급금과 단기 수취 기술료만 약 600억원인 대형 계약이다.

이에 앞서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 'BBT-401'의 경우 지난해 12월 대웅제약과 아시아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440억원이다. 앞으로 아시아 외 글로벌 지역 기술이전 계약을 추진할 계획인데,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계약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 폐암 표적 항암제 'BBT-176'의 경우 전임상 단계를 완료하고, 연내 한국과 미국에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할 계획이다. 임상 2상이 예상되는 2021~2022년에는 약 7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기록적인 기술이전 성과를 창출하며 혁신 신약 개발 전문 사업 모델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앞으로 이미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현금 유입이 본격화되고 추가적인 기술이전 성과가 더해지며 수익을 내는 바이오 기업의 면모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20년에는 2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성장성특례를 통한 코스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21~2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28~29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희망공모가밴드는 7만~8만원으로, 밴드 상단 기준 예상 기업가치(스톡옵션, 상환전환우선주 포함)는 약 5418억원이다. 주관사는 대신증권, KB증권이다.

이 대표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궁극적 목표는 혁신 신약 개발에 기여해 전세계 환자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데 있다"며 "국내의 뛰어난 과학 기술과 글로벌 혁신 신약 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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