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의 장애물로 여겨지던 직장 회식 문화에 특급호텔이 끼어들었다. '호캉스(호텔+바캉스)' 트렌드로 호텔 문턱이 낮아지면서 호텔뷔페도 직장인 회식장소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풍성한 맛과 간단한 주류까지 즐기며 10시 전에 퇴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원, 대리는 물론 부장님까지 사로잡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예 회식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 이에 요즘 직장인들은 △점심회식을 하거나 △부서원끼리 맛집을 찾아가거나 △소주·맥주를 뺀 저녁식사를 하면 좋겠다는 답을 제시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다.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는 것인데, 실제 알바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28.4%, 27.6%가 점심시간 맛집탐방과 음주문화 없는 간단한 저녁식사를 원한다는 답을 내놨다.
두 특급호텔의 뷔페가 1인당 10만원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가격은 우선순위가 못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급호텔 뷔페는 일반 식당과 비교해 서비스가 뛰어나고 디너타임도 정해져 있어 귀가 시간도 명확하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싼 것은 맞지만 회식 횟수를 다소 줄이면 맛과 분위기를 즐기면서 시간까지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다 하는 회식, 제대로 하자'다.
◇특급호텔 "뷔페에서 맛·술·시간 잡으시죠"객실 판매 만큼이나 식음업장 매출의 중요성이 큰 특급호텔 입장에서 이 같은 트렌드 변화는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호재다. 호텔들이 서울 광화문과 강남, 여의도, 마포 등 직장인들이 몰린 주요 상권에 위치해 있어 이들의 방문이 매출상승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기존 호텔 뷔페가 가족, 지인 모임으로 주말에는 붐볐지만 평일을 다소 한산했다는 점에서 회식을 위한 직장인 단체 방문의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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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계는 각종 프로모션을 내놓으며 직장인 유치에 힘쓰기 시작했다. 가격 부담을 상쇄하는 할인이나 관련 혜택을 내놓는 것이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점심 회식을 공략하고 나섰다. 인근 지역 직장은 물론 미용실 등 서비스 직종의 단체회식을 점심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사전 온라인 예약 시 15%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데, 이에 따라 점심 단체 예약도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사진=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업계 관계자는 "워라밸이 중요해지면서 2030 직장인을 중심으로 짧고 굵은 회식이 유행하고 있는데 호텔 뷔페가 들어맞아 인기를 얻고 있다"며 "단체 고객을 위한 주류, 픽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4050 중장년층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