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상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 /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제공
그러나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에는 미제사건이란 있을 수 없다. 자본시장의 모든 거래는 시장감시위원회에 데이터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또 시장감시위원회에서는 최첨단 시스템을 이용해 모든 매매거래의 이상징후를 포착·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포착된 불공정거래들은 신속히 금융위원회와 검찰에 이첩돼 제재를 받게 된다.
먼저 신규사업이나 자본조달과 관련해 허위 또는 과장된 공시로 주가를 부양시키는 경우가 많다. 최근 5년간 약 500여건이 공시번복·공시불이행·공시변경을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따라서 기업의 공시를 믿고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공시가 나중에 허위사실로 밝혀질 수도 있고, 당해 기업이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경우도 있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특히 불공정거래 세력들은 기업분석정보나 투자판단력이 취약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허위공시 등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유인하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시장감시위원회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한 종목에도 매우 유의해야 한다. 주가조작세력이 개입하면 주가가 급등한 후에 언제든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 선거가 있는 만큼 다수의 테마주가 투자경고 종목에 지정되리라 예상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최근 들어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 형태가 지능화, 복잡화하고 있다. 고빈도 알고리즘 거래도 증가하고 있어 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우려도 나온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공시, 지분정보 및 관련정보들을 보다 신속하고 통합적으로 관리·분석할 수 있도록 현재의 감시시스템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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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발생하는 고빈도 알고리즘 거래 등에 대한 분석모형, 기준 등도 정비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긴급·중대사건을 전담하는 조직을 설치 운영하고 금융위원회, 검찰 등 불공정거래 규제기관과 공조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법집행의 효율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벼룩파리라는 곤충이 있다. 벼룩파리는 개미의 몸속에 알을 낳고, 부화한 벼룩파리 유충은 숙주의 영양분을 가로채며 기생하다가 최후에는 개미의 머리를 터뜨리며 나온다고 한다. 불공정거래는 이처럼 우리 자본시장에 기생하며, 결국은 벼룩파리처럼 자본시장의 신뢰를 깨뜨리고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불공정거래를 근절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이를 위해 자본시장의 CSI란 책임감을 갖고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