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상 바꾸는 8000명 '에코러너'가 여의도에 떴다"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장시복 기자 2019.11.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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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스트 런 인 서울' 9일 개최…"미세먼지 줄이는 대규모 달리기 행사 동참"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도심 일대에서 머니투데이,현대자동차 주최로 열린 '롱기스트 런 인 서울'에서 참가자들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도심 일대에서 머니투데이,현대자동차 주최로 열린 '롱기스트 런 인 서울'에서 참가자들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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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8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는 이 같은 태그(#)들이 쏟아졌다. 토요일 아침을 깨우고 서울 여의도공원으로 달리러 나온 '에코러너'들 때문이었다.



총 8000여명의 에코러너들이 여의도공원에 모였다. 모인 이유는 머니투데이와 현대자동차가 공동주최한 친환경 달리기 대회 '롱기스트 런 인 서울'을 참가하기 위해서다.

앞서 현대차는 미세먼지 피해에 대한 경각심을 공유하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자는 뜻의 온·오프라인 친환경 사회공헌 러닝 캠페인 '2019 아이오닉 롱기스트 런'을 진행했다. '롱기스트 런 인' 대회는 그 캠페인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로, 올해 4회째인 이 행사가 서울에서 개최된 건 처음이다.



9일 오전 6시40분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롱기스트 런 인 서울'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사진=이건희 기자9일 오전 6시40분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롱기스트 런 인 서울'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사진=이건희 기자
에코러너 8000여명의 열정은 영상 5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를 이겨내기에 충분했다. 미세먼지도 좋음~보통 수준을 가리켜 맑은 하늘을 만들어냈다.

해가 뜨기 전인 오전 6시30분부터 이미 적잖은 참가자들이 행사장에 모여들었다. 현대차가 사전에 고지한 기념품(리워드) 수령 때문이었다. 주최 측은 기념품 지급 기준과 대회 참가에 있어 '친환경'의 방식을 택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롱기스트 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일상에서 달리기를 하며 쌓은 '누적 거리', '참여 방식' 등에 따라 대회 참가자들에게 기념품을 지급했다. 대회 참여도 누적 10km 이상 달린 기록(6000명)을 남기거나 에코트리 구매(2000명)를 통해 하도록 했다.


한정 수량으로 준비된 일부 기념품은 이날 행사장 오픈 20분 만에 조기 소진됐다. 한 참가자는 "오전 7시10분에 왔는데 기념품을 받지 못했다"며 "하지만 앱을 통해 대회 참가 신청을 하고, 기념품도 받을 수 있는 방식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도심 일대에서 머니투데이, 현대자동차 주최로 열린 '롱기스트 런 인 서울'에서 참가자들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도심 일대에서 머니투데이, 현대자동차 주최로 열린 '롱기스트 런 인 서울'에서 참가자들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오전 8시쯤 사전 행사가 시작되자 현장은 활기로 가득 찼다. 사람들은 공원 중간에 마련된 '인증사진' 단상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동호회 차원으로 함께 모인 '러너크루'는 일찍이 함께 몸을 풀며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가족 단위, 어린이 참가자도 있었다. 외국인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브라질에서 왔다는 한 외국인 참가자는 "한국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한국인 친구들이 참가를 권유해 함께 뛰게 됐다"며 "환경을 위한 좋은 취지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도심 일대에서 머니투데이,현대자동차 주최로 열린 '롱기스트 런 인 서울'에서 참가자들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도심 일대에서 머니투데이,현대자동차 주최로 열린 '롱기스트 런 인 서울'에서 참가자들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출발 시간인 오전 8시30분 선두그룹인 A조가 떠나자 축제이던 현장은 긴장감 넘치는 '달리기 대회'로 바뀌었다. 코스는 여의도와 서강대교 일대의 도심을 달리는 10km로 구성됐다. 출발선 앞줄에서 기다리던 참가자 연복흠씨는 "무료로 달리기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반가웠다"며 "좋은 기록을 내고자 앞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롱기스트 런 인 서울' 남성 1위 손철씨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사진=김휘선 기자'롱기스트 런 인 서울' 남성 1위 손철씨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사진=김휘선 기자
남성 1위는 출발한 지 34분 만에 나왔다. 43세 손철씨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복잡한 코스에서도 1km당 약 3분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34분15초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손씨는 "코스가 평지가 반복되는 지루한 코스가 아닌 역동적인 코스라서 더 뛰는데 즐거웠다"며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기여하는 대회여서 더 즐거운 마음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여성 1위는 이지윤(35)씨가 차지했다. 38분36초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그는 달린 직후에도 힘든 기색이 덜했다. 이씨는 "원래 달리기를 좋아해 '아이오닉 롱기스트 런' 앱을 통해서만 누적으로 600km를 달렸다"며 "러너 입장에서도 미세먼지 우려가 많은데 이런 행사가 열려 뿌듯하다"고 말했다.

'롱기스트 런 인 서울' 여성 1위를 차지한 이지윤씨. /사진=김휘선 기자'롱기스트 런 인 서울' 여성 1위를 차지한 이지윤씨. /사진=김휘선 기자
8000여명의 참가자들이 이날 각각 10km를 완주하면서 하루에만 8만km를 달린 기록을 세웠다. 약 2시간 동안 지구를 2바퀴(1바퀴 약 4만km)를 돌 수 있는 거리가 나온 셈이다.

현대차는 대회 이전 109일 동안 달린 거리로 기부를 하는 캠페인도 진행했다. 캠페인 참가자들이 앱을 켜고 달려 누적한 거리에 따라 현대차는 인천 청라지구 수도권 제2매립지에 '아이오닉 포레스트'(친환경 숲) 조성을 위한 식재를 기부하는 것이다.

지난 7월24일부터 이날까지 100일 동안 총 3만5288명의 기부자들이 참가해 총 85만2875km를 달렸다. 지구를 21바퀴 넘게 달린 숫자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 롱기스트 런' 참가자의 이름으로 약 5000그루의 식재를 진행할 예정이다. 2016년 처음 조성된 아이오닉 포레스트는 현재까지 총 1만5250그루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대회 수익금 전액도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에 기부했다. 이 기금은 서울시의 미세먼지 저감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세상을 바꾸는 러너 분들의 참가에 감사하다"며 "현대차는 미세먼지 없는 세상을 위해 여러분과 함께 달리겠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도심 일대에서 머니투데이,현대자동차 주최로 열린 '롱기스트 런 인 서울'에서 참가자들이 코스를 달리고 있다. 김의승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위 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자동차 부사장, 김준형 머니투데이 편집국장이 출발점에서 참가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도심 일대에서 머니투데이,현대자동차 주최로 열린 '롱기스트 런 인 서울'에서 참가자들이 코스를 달리고 있다. 김의승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위 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자동차 부사장, 김준형 머니투데이 편집국장이 출발점에서 참가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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