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발전용 연료전지 안전성,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머니투데이 임태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책임연구원 2019.11.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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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독일 뮌헨의 한 통신사 건물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안이 환히 보이는 깨끗한 유리방 안에 발전용 연료전지가 설치돼 통신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었다. 우리를 안내해준 관계자는 “통신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도 미래 기술로 만들어진 친환경 발전소가 가까이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무척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했다.
KIST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임태훈 책임연구원/사진=KISTKIST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임태훈 책임연구원/사진=KIST


지난달 인천에서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설명회가 열렸지만,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집회로 20여분 만에 중단됐다. 인천 동구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안전성과 환경 문제를 들고 강하게 반발하는 주민 반대에 부딪혀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이미 세계 여러 국가에서 30여 년 전부터 사용해 온 안전성이 검증된 시설이다. 연료전지발전은 수소를 연소하지 않고 전기화학적으로 직접 발전하기 때문에 발전효율이 높아 이산화탄소 발생이 적고 반응열을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이 가능해 기후변화에 유리하다.



또 고온의 연소과정 없이 발전할 수 있어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화합물의 배출이 거의 없다. 발전에 필요한 공기를 헤파필터로 정화해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전지로 들어갈 때 미세먼지 높음 수준의 공기가 나올 때는 미세먼지 보통으로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 기존 화력발전에 비해 30% 정도의 온실가스·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누릴수 있다.

대부분의 연료전지 발전시설은 가정용 가스보일러와 같이 도시가스를 원료로 쓰며, 발전에 필요한 수소를 그때그때 도시가스에서 추출해 사용하므로 가스 사고에 대한 안전성 역시 가정용 보일러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발전용 연료전지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은 전국 총 350MW 규모의 발전설비를 운영 중이며, 애플데이터센터, 예일대 등 도심·대학캠퍼스에도 다수 설치돼 있다. 일본은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가정용 연료전지 약 27만기를 전국에 보급했다.

최근 우리나라도 발전용 연료전지 확대를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연료전지 발전소 설치 계획은 주민 반대에 부딪혀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수소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더불어 연료전지 기술에 대해 정확하게 알림으로써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시킬 필요가 있다. 또 연료전지 발전설비의 안전과 환경에 대한 검증을 보다 철저히 하고, 수소에너지 관련 법령을 정비하는 등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와 절차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안전하면서도 환경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연료전지 발전소에 대한 주민 수용성은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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