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나, HDC가 인수땐 부채비율 660%→200%대로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11.0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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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미래에셋 컨소시엄, 아시아나에 2.2조 투입 계획...대한항공 뛰어 넘겠다는 전략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 마감일인 7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 마감일인 7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11,120원 ▲10 +0.09%)을 인수할 경우 부채비율이 장기적으로 20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시아나를 정상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본입찰에 담았다. 입찰액 2조5000억원 조달 능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 7일 아시아나 매각 본입찰에 2조5000억원 가량을 써냈다. 1조 중후반대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진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보다 크게 앞선 가격이다.

2조5000억원의 자금이 HDC현대산업개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으나 HDC 컨소시엄은 자금 조달에 큰 문제가 없다는 계산이다. 본입찰에도 자금 조달 계획을 충분히 반영했다.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향후 현금 흐름과 신용 등급 등을 충분히 생각했다"며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단독]아시아나, HDC가 인수땐 부채비율 660%→200%대로
우선 HDC현대산업개발이 가진 현금만 1조1800억원에 달한다. 또 향후 분양사업을 통해 현금 유입이 예상되고,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이 A급으로 우수한 것도 강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차입금보다 많은 현금을 갖고 있어 순차입금이 없다.

HDC현대산업개발 (17,940원 ▲80 +0.45%)의 신용등급이면 자본시장에서 연 2%대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그룹도 5000억원가량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


특히 HDC 컨소시엄은 아시아나 정상화를 이번 입찰의 핵심으로 봤다.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세계 정상급 항공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짰다. 장기적으로 대한항공을 뛰어넘겠다는 전략이다.

HDC 컨소시엄이 인수할 경우 2조5000억원의 입찰금 중 약 3000억원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지분 31.05%(구주)을 매입하는 데 쓰고 나머지 2조2000억원은 아시아나 정상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2조2000억원 중 KDB산업은행의 보유한 5000억원 규모의 하이브리드 CB(전환사채) 상환을 뺀 나머지 금액(1조7000억원)이 아시아나의 부채를 해소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현재 9조6000억원인 아시아나의 부채는 7조9000억원으로 뚝 떨어진다. 아시아나는 현재 리스와 차입금 등 총 6조원 규모의 차입성 부채를 갖고 있다.

부채 감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자금이 유상증자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자본 증가 효과도 가져온다. 1조7000억원이 자본에 추가되면 아시아나의 자본은 1조45000억원에서 약 3조15000억원가량으로 2배 이상 늘어난다.

부채가 줄고 자본금이 늘면서 단순계산하면 부채비율이 660%에서 250%대로 떨어진다. 880%인 대한항공보다 낮은 수준이다. 부채 상환 시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HDC 컨소시엄은 아시아나 부채비율을 우선 글로벌 항공사 수준으로 낮춘다는 전략을 짰다.

하지만 늘어나는 자본금은 주가에 향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 등이 진행되면 납입자본금이 3조원 규모로 늘지만 동시에 물량도 크게 증가한다. 과도한 물량은 향후 주가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IB(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를 당초 예상됐던 1조5000억원에 인수할 경우 금호산업에 줄 구주 금액과 채권단 상환금액을 빼면 실제 아시아나에 투입되는 금액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HDC컨소시엄이 인수 전략을 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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