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디지털세…미-EU 또 부딪친다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19.11.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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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해외경제포커스…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국가 도입…미국은 보복관세 예고 등 반발

/자료=한국은행/자료=한국은행


미국과 유럽이 자동차, 항공기에 이어 이번엔 디지털세로 부딪칠 전망이다.

10일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유럽연합(EU)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초안에 디지털세 도입 방안을 담았다.

전세계 연매출 7억5000만유로(약 9600억원), 이탈리아 내 연매출이 550만유로(약 70억원)을 넘는 IT기업을 상대로 과세대상 매출액에 3%를 세금으로 걷겠다는 내용이다. 시행 예정일은 내년 1월이다.



로이터통신은 이탈리아 정부가 부가가치 인상 포기에 따른 추가 세수 확보 차원에서 디지털세를 도입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유럽국가 중에서는 프랑스가 디지털세를 도입해 시행중이다. 영국과 오스트리아 등이 2020년 도입을 목표로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보고서는 "일부 투자은행은 미국이 프랑스의 디지털세 도입에 대한 보복관세를 예고한 바 있어 EU 국가들의 디지털세 도입으로 미국과 EU 간 무역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 7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지탱하는 핵심 수단인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프랑스의 디지털세 부과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탈리아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EU국가들의 디지털세 부과는 부당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의 무역갈등은 여러 산업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오는 14일 수입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검토 결과를 발표한다. 자동차 산업을 제조업 핵심 축으로 하는 유럽은 이번 검토 결과에 영향을 받는 핵심 당사국 중 하나다.

항공기 보조금 지급 문제도 걸려있다. 미국은 지난달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진행된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 소송에서 승소하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유럽 역시 미국 항공사 보잉에 대한 보조금 지급 소송을 진행중이며, 내년 승소할 경우 관세부과 등으로 맞대응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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