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의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당헌당규상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이 가능한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임기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후보 한 명이라도 경선에 도전하면 나 원내대표가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편다. 원내대표 임기를 규정한 당규에 연임만 가능하도록 돼있지 재출마 규정이 없다는 게 근거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일단 나 원내대표 재신임 안건을 의원총회에 올린 후 재신임이 안 될 경우 그 다음 원내대표 경선을 해야 한다"며 "당 법률자문단에서 관련 당헌·당규에 대해 검토를 끝냈다"고 설명했다.
재신임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차기 원내대표 경선 여부와 별개로 나 원내대표의 원내 전략 부재 자체를 비판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도 적잖다.
한국당의 한 3선 의원은 "당초 나 원내대표가 재신임을 받을거라 생각했는데 '패트 공천 가산점', '조국사태 표창장 수여' 등 발언과 행보로 나 원내대표가 '점수'를 까먹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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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본회의 직전 약 30분간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도 비공개 회의 중 김태흠 의원 등이 나서 나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놓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가 재신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내대표 경선으로 인해 당력 소모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당내 여러 세 대결이 진행된다"며 "그렇게 안 하는 것이 총선에서 승리하는데 유리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했다.
또한 국민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나 원내대표의 '얼굴'로 총선을 치르는 게 '표심 확보'에 유리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내 차기 원내대표 후보 중에서 나 원내대표 만큼의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의원은 없다는 평가다.
차기 후보로 유기준·신상진·주호영(4선), 강석호·김광림·안상수(3선) 등 당내 중진들이 두루 거론된다. 가장 적극적인 건 유기준 의원이다. 이미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나 원내대표의 남은 숙제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처리의 저지 등의 여부가 재신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원내대표 재신임 시기와 한국당이 결사 반대하는 이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의 처리 예상 시점이 맞물린다.
남은 한 달여 임기 중 나 원내대표가 법안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재신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선거법 개정 등 당 소속 의원들의 명운을 가를 결정적인 법안들에 한국당 의원들이 동의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임기 연장은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