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블리]드라마 된 현직 검사 에세이 <검사내전>…검찰 내부, 남다른 기대감

머니투데이 오문영 , 김태은 기자 2019.1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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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생활형 검사'로 인기 얻은 김웅 부장검사 "로맨스 드라마로 남지 않았으면"

편집자주 검찰 수사는 브리핑이나 발표로 전달되는 뉴스 외에도 이면에서 벌어지는 내용이 더 많습니다. 맛평가 조사인 블루리본처럼 검찰블루리본, '검블리'는 검찰 수사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살펴보고 전달하고자 합니다.

검블리/사진=이지혜기자검블리/사진=이지혜기자




"사건기록을 검토하며 애환을 느낀다거나, 법리적으로 밤을 새며 고민하는, 그런 '일반적인' 검사의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A 부장검사)



12월16일 첫 방영을 앞둔 드라마 <검사내전>. 검찰 내부에선 지금까지 미디어에 비춰진 것과는 조금 다른 검사의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란 기대가 나온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A부장검사는 "통상 영화나 드라마에 알려진 검사의 모습은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사내전>을 기다리며 표출되는 검찰의 남다른 기대감은 '원작 에세이'로부터 나온다. 드라마 <검사내전>은 현직 김웅 부장검사(49·사법연수원 29기)가 저술한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2018년 1월 출간된 에세이 '검사내전'은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검사들의 '일반적인 삶'이 녹아있어 호평을 받았다. 본인을 "보통의 직장인 같은 생활형 검사"라 칭하며 시작되는 그의 이야기는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권력의 중심에 있는 검사'의 모습과는 달랐다. 법체계에 대한 회의감 등 현직검사의 고민점도 함께 담겼다.

이번 계기로 '검찰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제대로 바뀌지 않을까'란 기대도 나온다. 사법농단 수사 마무리에 이어 현재 진행중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출범까지. 최근 검찰은 정치권과 연관된 대형사건을 연달아 맡아오며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검찰총장은 엿을 받는 동시에 꽃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대형사건을 직접수사하는 검사'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 대부분의 검사들은 '경찰에서 송치된 건', '국민 실생활과 연계된 사건'을 법리적으로 검토하는 일을 하는데, 이 사실이 좀 알려지면 좋지 않겠냐는 취지다.


서초동의 B부장검사는 "이번 드라마가 현직 검사의 책, 현실에 기초한 책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기대가 많이 된다"며 "검찰의 실상을 좀 더 알리고 제대로 된 국민의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부장검사는 드라마 제작사와 계약을 맺기 전, 몇가지 '부탁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너무 주인공만 정의의 화신으로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것'과 '검찰청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 드라마로 남지 않았으면 하는 것' 등이다.

다만 그는 '부탁은 부탁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드라마 제작자 입장에서는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그는 계약 이후 제작진 측과 '내용'을 두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한다. 대본 검수 또한 검찰에서 근무하다가 현재는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동료에게 맡겼다.

드라마 <검사내전>은 지난 6일 처음으로 티저영상을 공개했다. <검사내전>은 지방도시의 평범한 직장인 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배우 이선균과 정려원이 주연을 맡았다.

/사진=이지혜 기자/사진=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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