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DB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설비투자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번 연구에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563개 금융기관과 2175개 비금융 상장기업 대출·재무자료를 3중 고정효과 패널 분석방법으로 실증분석했다. 불확실성은 주가 변동성으로 측정했다. 해당 연구방법은 기업 결정에 따른 투자감소와 대출축소 영향을 구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불확실성이 투자에 미치는 악영향도 기업규모가 클 수록 컸다. 주가변동성이 10% 확대되는 경우 기업규모 하위 20%는 자산대비 투자율이 0.03% 하락했고 하위 20~40%기업은 0.09% 상승했다. 반면 상위 20% 대기업은 0.07% 하락했다. 상위 20~40% 기업들은 0.09% 내렸다. 대기업 자산규모가 중소기업에 비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투자액은 대기업에서 크게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주 한은 조사국 아태경제팀장은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신용제약이 작은 기업에서 불확실성의 부정적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은행이 대출을 줄이기보다는 기업들이 관망적 태도를 보여 투자와 대출이 줄어드는 경향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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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확대가 투자심리에 미치는 악영향이 신용제약 효과보다 크다는 것은 투자에 대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준금리를 내려 기업 대출금리가 하락해도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인하했으나 3분기 설비투자는 전기대비 0.5% 늘어나는데 그쳤다. 2분기 3.2% 보다 2.7%포인트 낮은 수치다. 기준금리 하락 효과보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제한 조치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가 투자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