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277,500원 ▲500 +0.18%), 현대해상 (29,150원 ▼200 -0.68%), DB손해보험 (87,500원 ▼1,300 -1.46%), KB손해보험 등 '빅4'의 10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가집계한 결과 97.9%를 기록, 10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자동차 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통상 77~78%로, 손해율이 80% 초반만 넘어가도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대부분의 손보사는 연초부터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이익은커녕 사별로 수백억~수천억원대 적자가 날 것으로 보고 사업목표로 세웠다. 적자는 기정사실이고 규모를 얼마나 줄이냐가 목표였지만 결과는 예상보다 참담하다. 태풍 '곰파스' 등의 영향을 받은 2010년 이후 9년 만에 1조원대 대규모 적자를 예상했으나 실제 적자 규모는 1조5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보험 시장이 역대급 위기를 맞은 가장 큰 이유는 정비요금 등 원가 상승이다. 최대 10% 이상의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금융당국이 사실상 가격개입에 나서면서 보험료 인상이 제한됐다. 두 차례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손해율이 꿈적도 하지 않는 이유다. 특히 최근에는 경상환자의 자동차보험 한방 진료비가 눈에 띄게 늘어 손해율 악화의 또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당국은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보험사의 사업비를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사업비를 이미 상당 부분 절감한 상태다. 대형사의 경우 2017년 1분기만 해도 사업비가 20%대에 달했으나 올 1분기에는 15%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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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손해율이 너무 나빠져 사업비 뿐 아니라 줄일 수 있는 모든 비용을 다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가상승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보험료 반영과 자동차보험 한방진료에 대한 규제 개선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긴급출동이나 보상 절차 등 소비자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보험은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적자가 약 11조원에 달할 정도로 손보사들의 실적 악화 주범이다. 2016년 이후 보험산업 자율화 정책으로 자동차 보험료가 일부 인상되고 경미한 사고가 났을 때는 부품 교체 없이 복원 수리비만 지급하도록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바뀌는 등 제도가 개선되면서 손해율이 나아졌으나 최근 원가인상, 사고율 증가 등으로 다시 급격히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