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데상트 '매출 절반이 한국'…올 이익 80% 급감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9.11.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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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데상트 플래그쉽스토어 내부 / 사진=강남 데상트 플래그쉽스토어 내부강남 데상트 플래그쉽스토어 내부 / 사진=강남 데상트 플래그쉽스토어 내부


불매 운동에 한국 판매 비중이 높은 일본기업들의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용품 기업인 데상트는 올해 이익 전망치를 80% 하향 수정하기로 했다.



7일 퀵·팩트셋에 따르면 한국 매출 비율이 10% 이상인 3월 결산 일본기업 14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7~9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등 한국 매출 비율이 높은 해외 기업 80사의 순이익(일부 애널리스트 예상치 포함)도 25% 감소해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반도체, 전기 제품·부품 등의 제조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여타 해외 기업과 비교하면 일본 기업 실적의 하락률이 더욱 컸다. 한일 관계 악화로 촉발된 불매운동의 영향 때문이다. 데상트가 대표적이다. 데상트는 6일 2019회계연도(2019년4월~2020년3월)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2019회계연도 연결 순이익은 본래 전년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82% 감소한 7억엔으로 하향 수정했다.

한국은 데상트 매출의 약 50%를 점하고 있는 주력 시장이다. 이 회사는 '데상트' 외에도 골프 브랜드 '먼싱웨어' 등 5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고세키 슈이치 데상트 사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7~9월 한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날씨가 추워지는 11월, 12월에는 고가 제품인 다운 코트 등이 잘 팔리지만, 고세키 사장은 "불매 영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고 했다. 한국 자회사의 결산이 끝나는 12월 말 이후에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일본 기업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식품부터 자동차까지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한국 유니클로 매출 수익은 지난해(2017년 7월~2018년 8월)에 약 1400억엔으로 늘었지만, 올해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아사히그룹홀딩스도 5일 올해 연결순이익 예상치를 하향 수정했다. 엔화 가치 상승에 더해 한국에서 일본 맥주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있어서다. 올해 국제 사업 이익은 75% 줄어든 5억엔으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 8년 연속 한국에서 수입 맥주 점유율 상위를 차지했던 아사히그룹에 적신호가 켜졌다.

양국의 관계 악화는 일본 관광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지난 8월 전년 동기 대비 48%가 줄었고, 9월에도 58% 감소세를 보였다. JR규슈가 운영하는 한국-일본 고속선은 이용객이 대폭 감소했다. 하나투어재팬은 9월 여행사업 취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67% 줄었다.

한국에 불화수소를 수출하던 쇼와덴코는 6일 기자회견에서 "(수출 엄격 관리에 따른) 실적 영향은 없다"며 "7월 이후 출하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연내에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쇼와덴코의 1~9월 연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 줄어든 809억엔을 기록했다. 매출은 6% 감소한 6955억엔,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1094억엔이었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9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불화수소는 100키로로, 전년 동월 3283톤에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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