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답답했던 나날들 "고메즈에 미안, 너무 힘들었다"

스타뉴스 이원희 기자 2019.11.07 08:25
글자크기
7일 즈베즈다전에서 멀티골을 넣은 손흥민. /사진=AFPBBNews=뉴스17일 즈베즈다전에서 멀티골을 넣은 손흥민. /사진=AFPBBNews=뉴스1


손흥민(27·토트넘)의 마음고생이 엄청났던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잉글랜드)은 7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라지코 미틱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4차전 즈베즈다(세르비아)와 원정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다.



팀 공격수 손흥민이 승리를 이끌었다. 즈베즈다를 상대로 멀티골을 터뜨렸다. 그런데 특별한 세리머니가 없었다. 손흥민은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13분 델레 알리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기쁨을 표현하는 대신 카메라를 향해 두 손을 들어 올려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또 두 손을 모은 뒤 고개를 숙였다.

에버턴(잉글랜드)의 미드필더 안드레 고메즈(26)에게 보내는 메시지인 듯하다. 손흥민은 지난 4일 에버턴전에서 깊은 태클을 했고, 이 과정에서 고메즈는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다. 당시 다이렉트 퇴장을 받은 손흥민은 울먹이며 자신의 행동을 자책했다. 고메즈는 발목 수술을 받았다.



손흥민은 후반 16분에도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해리 케인이 찔러준 패스를 받은 대니 로즈가 문전을 향해 패스를 건넸고, 손흥민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에도 세리머니는 없었다. 손흥민은 후반 30분 라이언 세세뇽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경기 뒤 손흥민은 영국 더선을 통해 "지난 며칠 동안 힘들었다. 지금도 고메즈에게 미안하다. 또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깨달았다. 많은 동료들과 친구들, 그리고 팬들이 저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주었다. 고메즈의 사고에 대해선 정말 유감스럽다. 고메즈의 빠른 쾌유를 빌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또 "이번 승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홈에서 무패를 해오던 팀을 상대로 이겼기 때문이다. 우리는 좋은 경기력을 가지고 전반에 골을 넣었고, 이것이 자신감으로 연결됐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원정경기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토트넘은 2승 1무 1패(승점 7)를 기록하고 조 2위를 유지했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3위 즈베즈다는 1승 3패(승점 3)에 머물러 있다. 조 선두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4연승(승점 12)을 달리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