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적자'에도 위워크 자신감 내비친 손정의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9.11.0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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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월 최종수익 7001억엔 적자…비전펀드2는 예정대로 시작할 것

6일 손정의 회장이 7~9월 실적을 설명 하고 있다./니혼게이자이신문 6일 손정의 회장이 7~9월 실적을 설명 하고 있다./니혼게이자이신문


소프트뱅크그룹이 7~9월에 최종수익 7001억엔(약 7조421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미국 우버와 슬랙테크놀러지 등 투자 기업의 주가가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사무실 공유 기업 위워크도 기업 가치가 크게 하락해 투자 부문에서 거액의 손실이 발생했다. 중국 알리바바 주식을 매각해 2771억엔이 영업외 이익으로 계상됐지만 적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4~9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4215억엔이 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6517억엔, 영업손실은 적자전환한 155억엔이 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이날 실적 발표 회견에서 "3개월간 이렇게까지 적자를 낸 것은 창업 이래 처음"이라며 "마치 태풍이 닥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투자 판단이 "여러 의미에서 잘못됐다고 크게 반성하고 있다"며 투자 판단이 잘못 됐음을 시인했다. 아담 뉴만 전 위워크 최고경영책임자(CEO)의 열정을 높이산 반면 그의 단점에 대해 눈을 감아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악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그룹의 주가 가치는 1조4000억엔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보유 주식에서 순부채를 뺀 주주가치는 22조4000억엔으로 증가해 과거 최대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위워크도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위워크는 사무실을 운영한지 13개월 이상이 지나야 고수익을 낼 수 있는데 위워크가 관리하는 전체 사무실의 40%가 운영한지 6개월 미만이라고 했다. 손 회장은 운영 1~6개월은 적자, 6~12개월은 저수익, 13개월 이상은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신규 빌딩 증가를 일시 중지하고 경비 절감과 신규 사업 매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스타트업 기업의 가버넌스에 대해 손 회장은 "투자를 할 때 현금 흐름을 억제하고, 이미 투자한 회사에 대해서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은 이미 작성했으며 스타트업 기업이 재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협상에 나설 때 가이드라인에 맞춰 경영을 수정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손 회장은 다만 가이드라인이 "(지키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위워크처럼 기업 가치를 과대평가해 주식을 비싸게 사는 경우가 반복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사례가 계속 나올 수 있다. 아주 많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싸게 산 것도 많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총 가치를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비전펀드 2도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전펀드1의 경우 배당 등의 문제로 펀드 내에 현금을 15% 정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약 85%가 투자가 종료됐다. 비전펀드 2는 소프트뱅크 자금으로 투자를 시작하고 있으며 다른 투자자들도 접촉하고 있고, 교섭 중인 곳도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손 회장은 회견 내내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질문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하기도 하고, 사회자가 회견을 정리하려고 하자 "불만이 있는 분들이 많으니 질문을 더 받아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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