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오는 7일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다.
이번 인수전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구주) 31.05% 전체 가격과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규모를 모두 적어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금호산업은 연내 매각에 우선순위를 두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본입찰 마감 후 채권단이 인수 가격, 운영 역량 등을 검토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 다음달 대상자와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경영권을 넘길 방침이다.
애경그룹은 경쟁자 중 유일하게 항공업을 키운 경험을 앞세워 '통매각'도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 2005년 LCC(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 (10,740원 ▼250 -2.27%)을 설립한 뒤 2011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경험이 그 근거다. 해외에서도 에어프랑스와 KLM처럼 동종업계 간 인수·합병(M&A)이 성공적이었다는 게 애경 측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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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은 자금력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항공사업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시아나 인수 시 대규모 자본 투자가 진행돼야 하고, 부채비율의 급격한 변화가 수반돼 우려된다"며 "도시개발이 본업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자본 구조 변화를 환영할 주주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찰'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불투명한 우발 채무가 유찰 전망을 높이는 요인이다. 내년 3월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 45일 정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내식 사업 관련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에 따른 박삼구 전 회장 등 경영진 검찰 고발 검토 등도 악재로 꼽힌다.
만약 본입찰이 유찰되거나 매각이 지연돼 내년으로 넘어가면 인수 금액과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5000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수혈하면서 '처분 대리권'을 명시한 특별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채권단은 금호산업 보유 주식을 대신 처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구주 매각 대금이 낮아져 금호그룹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게 된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본입찰 결과에 따라 항공업계 판도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재편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업계는)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통매각뿐 아니라 분리매각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실사를 정상적으로 마친 후보들이 예상된 인수금액을 써내면 본입찰이 유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다만 대내·외 악재 등에 따른 매각 지연과 같은 변수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