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김성태 의원이?…수소 생산기지 이어 열병합발전소도 줄줄이 위기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9.11.0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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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 도시 개발에 필요한 난방 에너지 생산에 필수시설도 반대…국가정책·시정 악영향

또 김성태 의원이?…수소 생산기지 이어 열병합발전소도 줄줄이 위기


강서공영차고지 수소생산기지가 지역구 국회의원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반대에 가로 막혀 좌초 위기에 놓인데 이어 마곡 도시개발에 필수적인 난방 에너지를 공급할 마곡 열병합발전소 설립도 김 의원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서구 방화동 건축물폐기물집적구역을 같은 관내인 강서구 오곡동 일대로 이전하는 방안도 김 의원이 개최한 주민 토론회를 계기로 무산됐다. 김 의원의 완강한 태도로 정부와 서울시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주요 정책들이 줄줄이 좌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강서 공영차고지 수소생산기지에 이어 마곡 열병합발전소 건설도 김성태 의원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다.



주민들의 거센 반대엔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의 꾸준한 문제 제기가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실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서울시를 비롯한 관련 기관에 자료를 요구하고, 건설 계획 중단 요구 공문 등을 보내왔다. 내년 총선을 의식한 행보란 관측이다.

김 의원은 강서공영차고지 수소생산기지에 이어 마곡 열병합발전소에 대해서도 환경 문제, 주민설득미비 등을 사유로 들어 무산시키려 시도하고 있다. 김 의원은 강서구에도 반대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곡 열병합발전소는 마곡지구 도시계획 단계부터 추진됐다. 대규모 업무시설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난방 에너지를 공급할 열병합발전소 설립은 필수다. 강서와 마곡 열수요는 2018년 253Gcal/h에서 2031년엔 425Gcal/h로 급증할 전망이다. 현재 목동 및 부천에서 열을 공급 받고 있지만 수명 연한이 경과한 목동 열병합발전소에서 계속 송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규모 도시 개발이 이뤄진 강남, 노원, 마포 등에도 열병합발전소가 설치됐다. 열손실 방지를 위해 수요처 인근에 설치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곡 열병합발전소는 청정연료인 LNG(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공해물질은 제로 수준이며, 미세먼지 발생량도 석탄발전 대비 6분의 1 수준이다. 주거지 이격거리도 370m로 안양(51m), 부천(18m), 강남(108m) 등에 비해 멀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착수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환경 위해도, 안전성 등을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다.

김 의원이 수소생산기지 건설을 반대하면서 수소경제도 동력을 잃을 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강서공영차고지 수소생산기지를 지원 제외했기 때문이다. 강서공영차고지 수소생산기지는 수소전기버스 운행에 필수 요소다. 서울시는 올해 말 7대에 이어 내년 30대 등 2025년까지 총 287대 수소전기버스를 운행할 계획이었지만, 무산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16년부터 추진된 방화 건축 폐기물 사업장을 강서구 관내로 이전하는 사업도 김 의원이 개최한 설명회에서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나오며 좌초됐다. 건축 폐기물의 안정적 처리를 위해 필요한 시설이지만, 서울시는 아직 이전지를 확정하지 못했다. 김성태 의원실 관계자는 "방화 건축폐기물 사업장은 기본적으로 관내는 관외든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관련 예산 150억원을 배정했지만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강서구 공항동 옛 공진초등학교터에 ‘특수학교(가칭 서진학교)’ 건립을 추진할 때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김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이 부지에 국립 한방병원을 세우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병원 대신 특수학교 설립 소식이 전해지자 반대와 민원이 쇄도했다. 이 과정에서 2017년 9월 학교 설립 공청회에서 장애인 학생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시 한국당 원내대표로 재임하며 반대 여론 조성에 앞장섰다. 결국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특수학교 설립 권한이 없는 지역구 김 의원과 ‘합의문’을 만들며 일단락 지었다. 강서구에 특수학교를 세우는 대신에 병원 부지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그러자 학부형들은 ‘나쁜 선례’라며 반발했고, 합의 이후에도 강서 지역 주민들이 휴일공사 금지, 아파트 정문과 마주보는 교문 위-치 변경 요구 등 꾸준히 민원을 넣었다. 이처럼 계속되는 민원에 공사가 차질을 보이면서 서진학교 개교는 올해 3월에서 9월, 11월로 두 차례 연기됐고, 다시 내년 3월로 미뤄졌다.

경만선 서울시의회 의원은 "김성태 의원이 내년 총선을 의식해 주민들을 이용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수소생산기지나 열병합발전소 반대 의견만 제시하는 것 뿐만 아니라 관련이 없는 특혜 의혹과 다른 지역 이슈를 제기하는 등 본인 선거에 주민들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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