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이날 육계생계 도매가격은 kg당 1190원으로 전주대비 20.1% 하락했다. 전년 대비로는 33.5% 떨어졌다. 9월부터 10월중순까지 ASF 발생으로 대체육류인 닭고기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에 일시적으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10월 중순 이후 급락세다. 육계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들어 가격이 크게 떨어져 생산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형성돼 있다"며 "소비 수요는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육계 생산성이 높아지며 사육마리수, 도계 마리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육계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닭고기 업체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하림, 마니커, 체리부로 등 주요 닭고기 업체들은 지난 상반기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 관계자는 "인건비,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은 늘어가는데 가격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수준"이라며 "수급에 따라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소폭 높은 수준이다. 4일 기준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닭고기 가격은 kg당 5202원으로 전년 5150원에 비해 1% 가량 높다. 육계 도매시세가 일부 반영되지는 하지만 농가-닭고기업체-도매상-소매상을 거치는 유통구조에서 더해지는 비용 때문에 등락 폭이 크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치킨 가격의 경우 최근 몇 년새 인건비, 배달 비용 등의 부담이 높아지면서 원가 하락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치킨업체는 가격을 직접적으로 인상하거나 배달료를 책정하며 실질적으로 치킨 가격을 올렸다. 치킨업계 1위인 교촌치킨이 지난해 중순 2000원의 배달료를 따로 받기 시작했고 BBQ는 지난해 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에서 판매하는 치킨 판매가격에서 원재료인 닭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에 불과하다"며 "최근 인건비가 상승하고 배달앱, 배달대행이 보편화되면서 관련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